[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설마, 하며 한 번 더 이적 서류를 내밀었다. 이번으로 벌써 네 번째 비드. 이적시장 마감일이라 특별히 몇 푼 더 얹어 웨스트브롬미치(WBA)측에 2300만 파운드(약 474억원)를 제시했다. 사이도 베라히뇨도 보내달라고 떼쓰는 상황이라 이적이 가능할 거로 봤다. 조마조마. 답이 왔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이런.
토트넘홋스퍼가 결국 베라히뇨 영입에 실패했다. 토니 풀리스 WBA 감독에 따르면 지난 8월18일부터 시작해서 한 달 하고도 보름 가까이 매달린 구애가 끝내 거절당했다. 알고 보니 WBA도 사우스햄튼 못지않은 ‘단호박’ 구단이었다. 허무하다. 하루가 지난 현재, 토트넘 구성원들의 심경은 이러하지 않을까 싶다.
다니엘 레비 회장
허무하다. 이적시장 초창기, 정확히는 지난겨울 이적시장부터 베라히뇨를 ‘찜’했다. 눈 높은 빅4 구단들이 유명 선수들에 목을 맬 때, 베라히뇨만을 외쳤다. 최근 2년 구단의 영입 정책은 ‘날고 기는 이십대 초반 선수를 영입하자’였다. 에릭 라멜라, 크리스티안 에릭센, 케빈 빔머, 손흥민이 차례로 화이트하트레인에 입성했고, 그다음은 베라히뇨 차례였다. 로베르토 솔다도(*비야레알 이적)를 괜히 보냈나 싶다. 어서 해리 케인의 짝을 찾아주어야 하는데.
↑ 토트넘을 상대하는 사이도 베라히뇨.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세상에 여자는 많다. 하지만 내 사랑은 오직 그대뿐이다.” 시인이 한 말이 아니다. 포체티노 감독은 베라히뇨를 ‘Some lady'로 표현하면서 영입에 난항을 겪자 무척 아쉬워했다. 손흥민이라는 속도를 얻은 올 시즌, 베라히뇨라는 공간 창출자를 영입한다면 한번 빅4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내심 생각했다. 베라히뇨가 2014-15시즌 리그에서 넣은 골수가 14. 케인이 21. 더 하면 35. 생각할수록 아쉽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은 언제나 슬픈 것 같다.
해리 케인
외모로 평가하지 말자. 베라히뇨와 1993년생 동갑이다. 2013~2014년 열린 2015 UEFA U-21 유로 예선 막바지 베라히뇨와 같이 뛰었고, 최근에는 성인 대표팀에도 나란히 올랐다. 베라히뇨의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안다. 주변에서 그가 왕성하게 움직여 준다면 수비수들의 밀착마크를 떨쳐낼 것도 같았다. 득점 부담도 덜어줄 선수도 필요했고. (손)흥민이 형과 하루빨리 친해져야 할 것 같다.
↑ 토트넘 홈팬 앞에 첫 선을 보인 이적생 손흥민.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손흥민
분데스리가에서만 5년 넘게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시장 솔직히 잘 모른다. 이름은 들어봤다. 잘하는 선수라는 것, 한 살 어린 동생이라는 것 정도는 안다. 가만 생각해보니 베라히뇨가 영입됐다면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을 수도 있겠다. 전해 듣기론 베라히뇨도 최전방, 섀도, 양측면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한다던데. 4-2-3-1 전술을 기준으로 전방의 네 선수 중 해리 케인과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붙박이로 친다면 베라히뇨, 샤들리, 라멜라, 무사 뎀벨레, 델레 알리, 클린튼 은지까지, 경쟁이 더 치열했을 것 같다. 포체티노 감독님의 상사병을 치료하는 길은 그의 몫까지 골을 넣는 것일 게다.
앤드로스 타운센트
타운센트라는 이름이 빠졌다. 페이스가 떨어지고, 올 시즌 초반도 비록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지만, 재작년 잉글랜드 대표팀 내에서도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 존재를 잊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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