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엎질러진 물이다. 구자철(26, 아우크스부르크)과 박주호(29, 보루시아도르트문트)는 3일 화성에서 열리는 라오스전에 뛰지 못한다. 분개는 감정 낭비다. 역으로 생각하면 의외로 좋은 답을 발견할 수 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주가 높은 이재성(23, 전북현대) 또는 동아시안컵에서 가능성을 보인 권창훈(21, 수원삼성)이 있다. 박주호가 뛰는 레프트백과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김진수(23, 호펜하임), 홍철(24, 수원삼성), 정우영(26, 비셀고베), 장현수(24, 광저우푸리) 등이 버텼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에 한참 못 미치는 라오스를 상대로 이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 걸로 보인다. 주장 기성용(26, 스완지시티)도 해외에서 뛰는 선수 외에도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고 했다.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61)은 이들 중 두 선수를 라오스전에서 풀가동한다. 권창훈을 기성용 앞에 세우거나, 이재성을 이청용(27, 크리스탈팰리스) 옆에 붙여 놓을 수 있다. 부진 또는 부상은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겠지만, 그 뒤에 플랜B 구자철과 박주호가 있어 어느 정도 안심이 될 것 같다.
↑ 구자철과 박주호가 지난 3월 뉴질랜드와의 A매치 평가전을 마치고 홈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김영구 기자 |
라오스와 레바논전 사이엔 나흘밖에 없다. 원거리 비행에 따른 컨디션 문제와 중동 날씨에 적응하기엔 부족한 시간이다. 베스트 멤버 그대로 뛸 확률은 낮고, 스쿼드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 상황에서 다른 선수와 비교할 때 체력에 여유가 있고, 중동 원정 및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구자철과 박주호는 유용한 카드다.
둘은 기성용, 이청용, 김영권(25, 광저우헝다) 등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지라 조직력 걱정도 쓸데없다. 어느 자리에 세우든 제 몫을 해낼 선수란 점에서 든든하다. 두 선수는 새로운 소속팀으로의 이적에 따라 동기부여도 충만한 상태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집 초 손흥민(23, 토트넘홋스퍼), 구자철, 박주호의 잇따른 이적에 따라 세 선수를 절반만 가동하는 것에 분개했다. 예선 일정을 잡은 국제축구연맹까지 비난했다. 당시에는 숨이 턱 막혔을지 모르고, 실
몸은 떨어졌지만, 두 선수는 라오스전을 앞둔 대표팀에 알게 모르게 힘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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