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손흥민(23·토트넘 홋스퍼)이 A매치 데뷔 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득점을 했다. 해트트릭도 최초다. 잇단 골로 한국의 승리를 주도한 모습에서 궁극적으로 그에게 요구되고 부응해야 하는 기대는 결국 득점임을 생각하게 된다.
미얀마와의 6월 16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에서 손흥민은 1골 1도움으로 한국의 2-0 승리에 일등공신이었다. 라오스와의 3일 아시아 2차 예선 2차전에서는 해트트릭으로 한국의 8-0 대승을 견인했다. 손흥민의 A매치 출전경기 연속 득점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베키스탄과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준결승(2-0승)과 아이티와의 홈 평가전(4-1승)에서 각각 2골씩 넣은 것이 손흥민의 지금까지 A매치 1경기 최다득점이었다. 손흥민의 첫 해트트릭에 힘입어 한국은 2006년 9월 6일 대만과의 2007 아시안컵 2차 예선 B조 4차전 이후 3285일(만 8년11개월28일) 만에 ‘8-0’ 승리에 성공했다.
한국의 A매치 해트트릭 달성자는 2011년 9월 2일 레바논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6-0승) 박주영(30·FC 서울)이 마지막이었다. 손흥민이 1463일(만 4년1일) 만에 이 계보를 잇게 됐다.
↑ 손흥민이 라오스와의 3일 아시아 2차 예선 2차전 해트트릭 성공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화성종합경기타운)=옥영화 기자 |
2015 아시안컵 준우승 과정에서 손흥민은 준준결승에서 한국의 전 득점을 책임진 데 이어 호주와의 결승전에서는 0-1로 지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 1분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물론 아시안컵에서도 손흥민에 대한 비판이 없던 것은 아니다. 공 터치와 소유권 유지의 기복이 심하여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것은 이전이나 이후 손흥민의 국가대항전과 프로축구경기에서도 꾸준히 언급된 단점이다. 득점 외에는 공헌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새롭지 않다.
손흥민의 주 위치는 왼쪽 날개다. 돌파와 크로스가 일차적으로 요구되는 자리다. 그러나 손흥민의 지금을 있게 한 것은 2012-13시즌 12골 2도움을 시작으로 2014-15시즌까지 3년 연속 10골 이상이라는 득점력이다.
당장 손흥민이 없었다면 한국의 2015 아시안컵 준우승은 불가능했다. 첫 국가대항 메이저대회였던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알제리에 H조 2차전(2-4패) 완패를 했으나 손흥민의 후반 5분 득점이 있었기에 영패를 면할 수 있었다. 전반에만 3실점 하며 급격하게 무너졌던 한국은 손흥민의 골로 그나마 안정을 찾아 후반에는 1골만 내주며 2골을 넣어 최소한의 체면은 챙겼다.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지난 두 시즌 동안 손흥민은 두자릿수 득점행진은 이어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골’ 외의 요구사항에 짓눌렸다. 오른쪽 날개 카림 벨라라비(25·독일)가 돌파 외에 골·도움에도 성과를 내자 반대급부로 왼쪽의 손흥민은 수비가담과 경기운영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득점이 아닌 다른 것들이 우선되는 손흥민은 경기력의 단점이 주목받기 쉽다. 다행히 새 소속팀 토트넘에서는 ‘골’을 가장 원하고 또 그래야만 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31골 6도움으로 맹활약한 주전 공격수 해리 케인(22·잉글랜드)이 집중견제를 피해
케인은 중앙에서 측면으로 이동할 때 오른쪽보다는 왼쪽을 선호한다. 상대 수비가 여기에 이끌려 나오거나 시선이 쏠릴 때 왼쪽에 있던 손흥민이 최전방에 생긴 허점을 파고들어 득점하는 것이 토트넘이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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