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 “최다 타이 17승, 가문의 영광이다”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의 좌완투수 유희관(29)이 시즌 17승으로 두산 역대 좌완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운데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유희관은 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 역투로 시즌 17승(4패)을 수확, 팀의 5-2 승리를 견인했다.
11년만에 두산의 역사를 또 한 번 다시 썼다. 종전까지 두산 베어스의 역대 좌완투수 최다승은 2004년 개리 레스의 17승(8패)이었다. 이제 유희관이 레스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앞서 유희관은 1988년 윤석환의 두산 좌완 토종 최다승(13승)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 사진=MK스포츠 DB

경기 종료 후 유희관은 “어제 져서 오늘 무조건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고, 2위 싸움을 하고 있는 NC전이기에 포스트시즌이라고 생각하고 나섰다. NC와의 격차를 줄인것에 거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유희관은 몸을 던지는 호수비를 펼쳤지만 그라운드 위에 어깨를 부딪히며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유희관은 “오늘 호수비 아닌 호수비가 나왔는데 경기가 중요했던 만큼 집중했기때문에 그런 나이스플레이가 일단 나왔던 것 같다”며 “(부딪힌 것은) 살이 쪄서 그런지 왼쪽 어깨가 먼저 그라운드에 부딪혔는데 아직 조금 통증이 남아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6회까지 투구수가 115개였지만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유희관은 연속 2안타를 맞았고, 후속 지석훈을 뜬공으로 처리하고 함덕주와 교체됐다. 함덕주가 1명의 주자를 들여보냈지만 리드를 지켜내면서 유희관의 승리투수 요건을 지켜줬다.
유희관은 “7회 마운드에 오른 것은 나의 의사가 컸다. 내가 좌타자에게 강한 편이기 때문에 팀 불펜의 부담도 줄일 겸 첫 타자인 이종욱 형만 막자고 생각을 했는데 안타를 맞았다. 결과적으로 나를 구원한 룸메이트 함덕주가 잘 막아줘서 고맙다”라며 “오늘 그것을 보면서도 공부가 됐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과 자신감에만 집중한 것이 결국 팀에 피해를 주게 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였던 것 같다”고 했다.
좌완 최다승 타이 기록에 대해서는 “원래는 윤석환 코치님의 토종 최다승(13승)이 목표였는데 그걸 경신했고, 이제 두산 좌완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우게 돼서 뜻깊고 가문의 영광이다”라면서도 “이천베어스파크 박물관에 내 유니폼과 관련 상품들이 전시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너스레를 잊지 않았다.
이제 다승왕과 20승도 눈앞에 왔다. 유희관은 “다승왕이나 20승은 정말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는데 주위에서 계속 부추기다보니까 나도 조금씩 생각이 바뀐다”면서 “이제는 욕심이 나는 것 같다. 하지만 일단은 팀의 가을야구가 우선이기 때문에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1승, 1승씩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one@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