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한 달 사이 가문의 영광이 두 번이나 찾아왔다. 파죽지세로 승수가 쌓인다. 두산 투수 유희관(29)에게 가문의 영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유희관은 4일 마산 NC전에서 선발 등판해 6⅓이닝 5피안타 3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5-2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하루 전날 NC에 4-15로 대패를 당했다. 5연승이 끊기는 동시에 2위 NC와 승차도 2.5경기로 벌어졌던 상황. 유희관이 반격의 선봉장에 서야 했다.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4회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다. 유희관은 2-0으로 앞선 4회 선두 타자 김종호와 나성범에 연속 볼넷을 내줬다. 이어 더블 스틸까지 허용해 1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실점은 없었다. 유희관은 이호준과 이종욱을 범타 처리해 이닝을 마쳤다.
6회 다시 위기가 왔다. 유희관은 1사 후 김종호에 평범한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으나 좌익수 김현수가 뒤로 넘어지면서 3루타로 연결됐다. 이번에도 유희관은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막아내 시즌 16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6회까지 115구를 소화한 유희관은 4-0으로 앞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힘에 부친 듯 이종욱과 손시헌에 연속 안타를 맞았다. 결국 유희관은 후속 타자 지석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뒤 함덕주와 교체돼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함덕주는 주자 한 명을 홈으로 불러들였으나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후 두산은 8회 2사 후 마무리 이현승을 올려 유희관의 승리를 지켰다.
↑ 두산 선발 투수 유희관에게는 아직 더 많은 2015년 목표들이 남아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유희관은 경기 후 “두산 좌완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워 뜻깊고 가문의 영광이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사실 유희관은 지난달 4일 팀 토종 좌완 최다승 경신 후 소감에서도 “가문의 영광”이라는 말을 언급했다. 벌써 올 시즌 2번이나 찾아온 가문의 영광이지만, 유희관이 느낄 가문의 영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먼저 다승왕 타이틀이다. 유희관의 유력한 다승왕 경쟁 상대는 역시 NC 에릭 해커(16승)다. 해커는 지난 2일 삼성전에서 패전 투수가 되면서 5경기 연속 승리 기세가 잠시 주춤했다. 유희관이 만약 다승왕을 차지한다면 무려 33년 만에 두산 토종 투수 다승왕이 탄생한다. KBO리그 원년인 지난 1982년 박철순(24승)이 가져간 다승왕이 마지막이었다.
다음은 시즌 20승이다. 외국인 투수까지 포함한다면 지난 시즌 넥센 앤디 밴헤켄이 시즌 20승을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토종 투수로만 좁히면 시계를 20년 전으로 돌려야 한다. 우연의 일치일까. 이상훈 두산 2군 투수코치가 지난 1995년 LG 소속 시절 기록한 20승이 마지막 기록이다.
유희관 역시 눈앞에 다가온 대기록에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다. 유희관은 “다승왕이나 20승은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주위에서 계속 부추기다보니 나도 조금씩 생각이 바뀐다”고 내심 욕심을 드러냈다.
국가대표라는 영광도 있다. KBO는 오는 11월 열릴 프리미어12에 출전할 대표팀 예비엔트리 45명을 8일 열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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