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선발에 넣어야 할지 불펜에 넣어야 할지 헷갈린다”
지난 5일 경기를 앞두고 두산 관계자가 한화 투수 명단 작성을 앞두고 던진 말이다. 보통 더그아웃에는 상대 선수 명단을 벽에 붙여 놓는다. 야수와 투수를 나눈 뒤 투수들은 선발과 불펜으로 보통 나눠 적는다. 하지만 최근 한화 투수들의 명단 작성에서 보직 나누기는 무의미한 상황이다. 이날 경기 양상도 그랬다.
한화는 지난 5일 대전 두산전에서 9-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시즌 59승 64패로 롯데와 공동 5위를 유지했다.
한화는 승리가 절실했다. 까딱하면 7위로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 지난 2일 청주 KIA전부터 이어진 3연패 사슬도 끊어야 했다. 선발 투수 송창식도 생각지 못한 카드였다. 송창식은 지난 1일 청주 KIA전부터 4일 대전 넥센전까지 3연속 불펜 등판을 소화했다. 이어 하루만 쉰 뒤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20일 대전 kt전(5이닝 4실점 패) 이후 16일 만에 선발 등판이었다.
↑ 한화 투수 송창식이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등판에서도 투혼을 발휘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하지만 6회 마운드 위에도 여전히 송창식이 서 있었다. 6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송창식은 7회에도 여전히 마운드에 올랐다. 7회마저 소화한 송창식의 총 투구수는 117개였다. 이번 주 3연투 후 하루를 쉬고 던진 투수라기에는 믿기지 않은 역투였다.
더 놀라운 일은 또 있었다. 송창식의 뒤를 이어 나온 투수가 바로 안영명이었다. 안영명은 지난 1일 청주 KIA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안영명은 선발 등판 후 불과 4일 만에 경기 후반 불펜으로 등판했다. 8회를 소화한 안영명은 9-1로 달아난 9회마저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마무리했다.
불과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 안에서 두 선수는 서로 보직을 바꿔 승리를 만들었다. 이 둘뿐만 아니라 배영수도 지난 2일 청주 KIA전 선발 등판 후 4일 대전 넥센전에서 불펜으로 등판했다. 선발과 불펜의 경계가 무의미해진 상황이다. 한 마디로 종잡을 수 없는 한화의 투수 기용이다.
한화는 6일 대전 두산전 선발 투수로 김민우를 예고했다. 당초 안영명의 선발 등판 차례였다. 하지만 안영명 카드는 전날 써 버린 상황. 김민우도 이미 지난 2일 청주 KIA전에서 구원 등판해 4⅔이닝을 소화한 뒤 4일 대전 넥센전에서도 1⅔이닝 구원 등판했다. 올 시즌 선발로는 4차례 등판했다. 최근 선발 등판은 지난달 15일 포항 삼성전(3이닝 2실점). 계속 되는 보직 파괴다.
4팀이 벌이는 유례없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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