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야구가 참 모르고 어렵다.” 지난 이틀 동안 류중일 삼성 감독의 속은 시커멓게 탔을 것이다.
삼성은 올해도 1위다. 2위 NC와 3.5경기 차를 앞서며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강팀의 조건을 잘 갖췄다. 팀 타율 3할로 넥센(3할4리)과 함께 가장 잘 치는 팀이다. 하지만 지난 이틀은 달랐다.
18이닝 동안 득점은 단 1점. 이승엽의 홈런으로 뽑았을 뿐이다. 안타는 7개에 그쳤다. ‘삼성 킬러’ 김광현(시즌 삼성전 평균자책점 0.91)에게 꽁꽁 묶인 건 둘째 치더라도 ‘낯선’ 임기준에게 첫 승의 제물이 됐다.
좌완 선발투수를 공략하지 못했다. 못 치니 졌다. 지난 이틀 삼성의 패인은 간단했다. 다만 너울이 심했다. 앞선 3경기에서 무려 34점을 뽑았다. 그나마 2일 NC전은 6회 강우 콜드로 네 번의 공격을 다 끝내지도 못했다. 타선이 급격히 냉랭해졌으니 류 감독은 골치가 아팠다.
↑ 나바로는 6일 대구 KIA전에서 시즌 111번째 타점을 올려, 역대 삼성 외국인 타자의 최다 타점 기록을 세웠다. 사진=MK스포츠 DB |
2회까진 퍼펙트. 그러나 예열이었다. 삼성은 3회 ‘좌완투수’ 유창식을 두들겼다. 3일 전 세든(SK)을 무너뜨리듯. 3회 1사 1,2루에서 유창식의 높은 공을 놓치지 않고, 박한이가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86일 만에 선발 등판에서 잘 버티던 유창식에게 날린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그리고 잠들었던 사자가 깨어난 순간이었다.
삼성은 착실히 점수를 뽑았다. 박해민은 볼넷을 얻고 출루한 뒤 도루와 폭투로 3루까지 이동했다. 그리고 나바로의 희생타. 최근 그토록 1점 얻기가 어렵더니 이날은 참 쉬었다. 나바로의 111타점으로 삼성의 역대 외국인 타자 최다 타점의 주인공(종전 2000년의 프랑코)이 됐다.
이승엽은 4회 400번째 2루타를 쳤다. 역대 두 번째의 대기록. 이승엽의 2루타 후 갑작스런 2루타 풍년. 채태인과 김상수도 가볍게 2루타를 날려, 점수를 늘렸다.
KIA가 5회 이범호와 백용환의 홈런으로 3점을 반격했다. 그러나 사자의 코털을 건들렸다. 삼성도 곧바로 응수했다. 바뀐 두 번째 투수 홍건희를 상대로 3타자 연속 안타를 치며 달아났다. 이어 7회에도 2점을 보태 K.O. 펀치를 날렸다. 최형우는 32호 홈런으로 개인 시즌 최다 홈런을 경신했다.
팡팡 터졌다. 3회 이후 단 한 번도 조용히 이닝을 마친 적이 없다. 끊임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KIA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전날 몫까지 해서 두 배로 되갚았다. 삼성의 9-3 승.
마운드마저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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