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0)가 1군 복귀전 상대로 LG 트윈스를 낙점했다. 5위 수성을 위한 분수령이 될 중요한 경기다. LG 타선이 로저스의 볼을 얼마나 칠 수 있을까.
로저스는 8일 잠실 LG전 선발 등판을 예고했다. 로저스는 지난달 2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재등록 기한 열흘을 채우고 복귀한다. 한화 구단에서는 로저스의 1군 말소에 대해 “체력 안배를 위한 2군행”이었다고 밝혔으나 의혹만 남긴 채 돌아온다. 일단 몸 상태에 이상은 없다.
로저스는 시즌 도중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괴물 투수로 떠올랐다. 로저스는 5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1.79를 기록했고, 3승 모두 완투(3회)·완봉(2회)이었다. 그 중 희생양이 된 팀이 바로 LG였다.
↑ 지난달 6일 LG 트윈스와의 데뷔전서 완투승을 거둔 뒤 포효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 사진=김재현 기자 |
KBO리그에서 보여준 로저스의 기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완벽한 투수는 없다. 지난 2012년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도 “로저스는 잘 할 때는 좋은 투수다. 일단 구속이 빠르다. 양키스가 포기했다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추신수는 이번 시즌 뉴욕 양키스에서 뛰던 로저스를 상대로 3점 홈런을 때렸다. 로저스는 양키스에서 18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6.27에 그쳤다.
로저스는 지난 3일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했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로저스는 화성 히어로즈를 상대로 투구수 31개를 소화하며 3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을 모두 홈런 2개로 허용했다. 1군에서 말소된 뒤 컨디션 유지 차원의 피칭이라고 하더라도 1군 5경기에서 홈런을 맞은 적이 없었다.
LG가 로저스를 대하는 자세에 따라 공략도 가능하다는 방증이다.
LG는 로저스의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50㎞대 중후반까지 나오는 강속구에 현혹되고 낙차 큰 커브와 슬라이더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문제는 적응이다. LG 타선은 로저스를 두 번째 상대하는 유일한 팀이다. 타자들이 가장 까다로워 하는 것이 처음 본 강속구 투수다. 그 투수가 ‘칼제구’까지 갖췄다면 당하기 십상이다. 로저스가 딱 그런 유형의 투수다.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 로케이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또 당할 수밖에 없다. 변화구에 약한 LG 타선은 강속구를 노려야 승산이 있다. 좌타자가 강한 LG로서는 우완 정통파인 로저스에 대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로저스의 심리적 안정 여부도 변수다. 로저스는 지난달 27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첫 패전을 경험했다.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몹시 흥분했다. 이 사건을 빌미로 돌출행동을 벌인 탓에 2군행 통보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로저스가 경기 초반 LG 타선에 고전할 경우 의외의 경기가 나올 수도 있다.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있는 로저스가 예민해질 수 있는 복귀전이다. 로저스는 지난달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⅓이닝 동안 사사구 6개를 기록했다. LG전을 제외하면 무사사구 경기를 펼치진 못했다.
절실한 팀은 한화다. 5위 사수를 위해 로저스
LG는 완투패 수모를 되갚아야 할 자존심만 걸린 상태다. LG는 로저스를 상대로 류제국이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한화전은 처음이다. 개인 통산 한화전 성적은 2승 무패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