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이상철 기자] 넥센의 4번타자가 돌아왔다. 3경기 만에, 그리고 5일 만이다. 그를 괴롭혔던 통증은 싹 가시지 않았다. 오른 가운데 손가락을 만지면, 얼굴을 찌푸려야 할 정도.
하지만 출전 강행이다.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한 박병호(29)다. 지난 2일 목동 LG전부터 라인업에 이름이 빠졌다. 이튿날 대전 한화전에 대타로 한 차례 타석에 섰을 뿐, 전광판에는 박병호라는 이름이 뜨지 않았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박병호가 선발 출전했다. 3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두산과 2연전의 첫 판에. 많이 회복됐다. 그러나 완쾌는 아니다. 하지만 참고 임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잔부상은 있기 마련. 박병호는 염경엽 감독에게 출전 의사를 피력했다. 아주 강력하게.
↑ 넥센의 박병호는 복귀 무대였던 8일 목동 두산전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김민성에 이어 박병호가 가세하니 ‘넥벤져스’는 완전체가 됐다. 그리고 그 중심을 잡아준 건 박병호였다.
1회 1사 2,3루서도 피하고 싶은 타자. 장원준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박병호를 걸렀다. 더블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도 있겠지만 결과는 실패. 사구와 내야땅볼로 넥센은 2득점을 했다.
승부가 기운 건 3회. 그리고 대량 득점의 물꼬를 튼 건 박병호였다. 무사 1,3루서 깔끔한 좌전안타로 1점을 추가했다. 박병호의 시즌 132타점째. 그리고 계속된 판 위에서 박헌도의 만루홈런이 터졌다. 장원준을 무너뜨리는 결정타였다.
장원준의 7실점, 지난 7월 28일 잠실 한화전 이후 시즌 최다 실점 타이였다. ‘84억원의 사나이’로선 박병호와 대결에서 모두 패한 게 결국 화근이었다.
박병호는 이날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3안타 경기는 시즌 19번째. ‘부상자’라는 게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 5회 2사 1,3루서 내야 땅볼에 그친 걸 빼고 흠 잡을 데 없었다. 162안타로 동료인 유한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며칠간 문을 닫았음에도 타점 부문은 압도적인 1위다. 그 강력한 힘을 넥센은 다시 되찾았다.
↑ 넥센의 박병호는 복귀 무대였던 8일 목동 두산전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