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11일 오후 잠실구장에 나타난 김태형 두산 감독, 그의 표정은 딱히 굳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팀은 5연패 중이다. 애써 태연한 듯 했다. 잠시 후 김 감독은 아쉬운 속내를 털어놨다.
김 감독은 “지는 거야 뭐, 그런데 타선이 (위아래를 안 가리고)전반적으로 맞지 않고 있다. (최근 연이은 역전패도)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게 컸다. 아쉽다”라며 “그래도 좋아질 것이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두산은 5연패를 하는 동안 16점을 올렸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3.2점으로 매우 낮았다. 특히 이번주 들어 타선의 침체가 심각했다. 지난 주말 한화와 대전 2연전에서는 그래도 19안타를 몰아쳤다.
↑ 두산은 11일 잠실 KIA전에서 1회 6득점을 하며 5연패 탈출 가능성을 키웠다. 하지만 두 차례 우천 지연 속에 노게임이 선언됐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두산 타자들은 자기반성을 했다. “나 때문에 졌다”라며 스스로를 채찍질을 했다. 경기 전 타격 훈련에서도 평소보다 더욱 열심히 배트를 휘둘렀다. 이를 악물고 눈에도 힘을 주었다. 그리고 ‘6연패는 없다’며 각오를 다졌다.
하루 사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치고 또 쳤다. 안타 풍년이었다. 1회에만 타순을 한 바퀴 돌며 6점을 땄다. 안타 5개와 볼넷 2개로 화끈한 타격을 선보였다. 참 쉽게 점수를 뽑았다. 칠 때마다 외야 구석으로 뻗어갔다. 장타만 4개.
6일 전 삼성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던 임기준은 정신없이 얻어맞았다. 그리고 1이닝 만에 강판. 6실점과 함께 선발 최소 이닝의 불명예를 안았다.
15분의 우천 지연에도 두산의 ‘펀치’는 여전히 셌다. 2회에도 안타 2개와 사구 1개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으며 바뀐 투수 김병현을 ‘그로기 상태’에 빠트렸다.
추가 득점의 기회. 하지만 두산은 이 천금 같은 찬스를 놓쳤다. 양의지의 빨래줄 타구가 병살타로 이어졌다. 우왕좌왕한 두산의 베이스러닝 미스. 데이빈슨 로메로의 타구도 중견수에 잡히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또 그 탓일까. 하늘마저 두산을 돕지 않았다. KIA의 공격이 펼쳐지던 3회 2사 1,2루 필의 타석에서 두 번째 우천 중단됐다. 더그아웃 표정은 대조적이었다. 5연패 탈출에 가까워진 두산은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 두산의 이현호는 11일 잠실 KIA전에서 2⅔이닝 동안 무실점을 했다. 하지만 두 차례 우천 지연 속에 노게임이 선언됐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잠실구장의 1,3루석 반응이
그래도 두산 타격이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는 건 소득일 터. kt와 주말 잠실 2연전을 앞두고 숨고르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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