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11일 프로야구 종합)
이기지 않고도 이겼다. 비구름이 수도권을 뒤덮으며 우천 지연이 잦았던 11일, 진짜 승자는 ‘노게임’의 KIA였다.
패색 짙던 경기가 취소됐으니 1패를 아꼈다. 게다가 5위 경쟁을 하던 롯데와 한화가 제풀에 쓰러졌다. 5위 롯데와 승차는 0.5경기에서 0경기로 줄었다. 둘의 간극은 3모 차이.
KIA는 위험했다. 지난 5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친 임기준이 1회에만 6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2회 등판 김병현도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며 불안했다. 이틀 연속 역전 드라마를 펼쳤으나 6점 차를 뒤집기는 쉽지 않았다.
하늘이 KIA를 도왔다. 두 차례 우천 지연 속에 노게임(시즌 9호)이 됐다. 반면, 타선 폭발과 함께 5연패 탈출의 희망을 키웠던 두산은 속이 쓰렸다.
롯데는 2년 만에 ‘회장님’이 오신 날 역전패를 했다. 평균자책점 15.68의 정인욱을 두들기며 4회까지 5-2로 앞섰다.
↑ 11일 잠실 KIA-두산전은 3회 도중 우천 노게임이 됐다. 0-6으로 뒤졌던 KIA는 활짝 웃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나바로는 3-5로 뒤진 6회 2사 만루에서 3타점 싹쓸이 적시타를 때려 원맨쇼를 펼쳤다. 삼성은 홀로 7타점을 올린 나바로의 활약 속에 롯데를 9-7로 이겼다. 롯데는 이틀 연속 터진 강민호의 홈런 등으로 8회 2점을 만회했지만, 9회 임창용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화는 4연패와 함께 8위까지 추락했다. 전날 구원 등판해 공 4개를 던졌던 김민우를 선발투수로 내세우는 파격 조치도 무의미했다. 김민우는 투구수 35개를 기록했으나 4실점과 함께 1이닝만 책임졌다.
선발투수가 아닌 두 번째 투수로 등장한 안영명은 독수리를 구하지 못했다. 5회 안타 3개와 4사구 3개, 희생타 1개로 3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기회를 살리는 SK와 달리 한화는 또 빈타에 허덕였다. 전날 병살타만 3개를 치더니 이날은 3번의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엇박자의 연속이었다.
SK의 9-4 승리. 이로써 SK는 3연승과 함께 한화를 8위로 밀어내고 7위로 올라섰다. 5위 롯데와는 불과 1경기 차다. 다만 두 팀의 마운드는 이날 피안타(21개)보다 많은 4사구(23개)를 남발했다.
넥센은 2위 자리를 넘보기가 쉽지 않다. NC가 내줄 마음이 없다. 무서운 응집력을 앞세워 넥센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두 팀의 승차는 1.5경기에서 2.5경기로 벌어졌다.
박병호의 48호 홈런(1점)보다 나성범의 23호 홈런(3점)이 더 파급력이 컸다. 0-1에서 3-1로 뒤집은 NC는 6회와 8회에도 3점씩을 추가하며 승기를 잡았다.
그 순간마다 ‘넥센 킬러’ 테임즈가 있었다. 그는 5타수 5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또한, 6회 2루를 훔치면서 시즌 36호 도루. 사상 첫 40-40클럽 가입에 도루 4개만 남겨뒀다.
손민한은 5이닝 2실점 호투, 3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송진우(39세6개월29일)를 제치고 역대 최고령 10승 투수의 타이틀(40세8개월9일)을 획득했다. 8회 등판한 임창민은 2이닝 무실점으로 29세이브를 수확했다. 이 부문 단독 선두.
수원에서는 kt가 5회 강우 콜드승을 거뒀다. 3-5로 뒤진 5회 댄블랙의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승부를 뒤
선발투수로 보직 전환 후 두 번째 등판한 봉중근은 홈런 2방에 5실점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정성훈도 역대 7번째 통산 1900안타를 달성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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