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가 충격 6연패를 당했다. 선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빅이닝, 무실책 경기가 없는 ‘3無’를 벗어나는 돌파구가 절실하다.
시즌 내내 상위권에서 머물던 두산의 최근 흐름이 심상치 않다. 연승도 그리 길지 않았던 팀이었지만 연패도 짧았던 모습이 아니다. 지난 5일 대전 한화전부터 내리 6연패를 당했다. 단연 시즌 최다 연패 기록. 2위 NC와는 5경기, 3위 넥센과 2.5경기까지 벌어졌다.
11일 6-0으로 앞서던 KIA전이 2번의 우천 중단 끝에 우천 취소되면서 아쉽게 반등의 기회도 잃었다. 줄곧 2위와 3위를 오갔지만 막판 4위로 미끄러진 모양새. 타이밍이 좋지 않다. 아슬아슬한 패배도 있었지만 내용이 좋지 않았던 경기가 더 많았다. 문제가 복합적이었기에 향후 반등을 위한 고민도 깊어졌다.
↑ 두산이 충격의 6연패에 빠졌다. 사진=옥영화 기자 |
6연패 기간 동안 두산 마운드는 속절없이 흔들렸다. 그럼에도 더욱 충격이 컸던 쪽은 선발진의 부진이다. 올 시즌 많은 기간 불안했던 불펜에 비해 선발은 꾸준히 제 몫을 해줬기 때문. 거기에 8월 들어 확실히 회복세를 보였던 불펜마저 9월 들어 속절없이 또 흔들리면서 마운드가 붕괴됐다. 믿었던 선발진의 부진이 뼈아팠다.
연패 기간 QS는 단 1회. 에이스 유희관(7이닝2실점) 밖에 없었다. 두산 선발진은 후반기 시작부터 연패 기간 전까지 기간 전체 3위에 해당하는 4.54의 선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16번(공동 3위)의 QS를 기록하는 등 더스틴 니퍼트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웠다. 유희관이 5회, 장원준이 6회, 스와잭 3회, 이현호 1회, 허준혁 1회 등 선발진이 골고루 제 몫을 했다.
5선발 격인 허준혁과 대체 선발로 들어온 이현호의 이닝 소화력이 다소 부족했지만 최소한 유희관, 장원준, 스와잭의 경기서는 QS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연패 기간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유희관을 제외한 모든 투수들이 무너졌다. 더욱 큰 문제는 유희관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이 최근 기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스와잭은 반전의 내용이 다시 불안으로 바뀌고 있고, 장원준은 부진->호투->부진의 최근 3경기 흐름. 특히 부진한 2경기 너무나 많은 볼넷과 안타를 허용했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장원준과 스와잭이 오락가락한다면 유희관은 더 외로워질 수밖에 없다.
니퍼트의 선발 복귀시점이 확실치 않다. 그런데 4~5선발도 최근 흔들리고 있다. 이현호는 지난달 17일 SK전서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선발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후 선발 2경기서는 도합 6⅔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 두산 마운드의 신데렐라로 일약 거듭났던 허준혁도 최근 3경기 연달아서 부진하다. 지난달 21일 LG전서 7이닝 1실점 역투를 펼쳐 다시 초반 돌풍의 기세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이후 3경기 평균자책점이 9.00에 그치고 있다.
결국 선발진이 버티지 못한 가운데 올 시즌 내내 불안했던 불펜진 마저 결국 또 터졌다. 연패기간 동안 두산 마운드가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8.10이다. 5연패로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은 한화(5.94)보다 훨씬 좋지 않았다. 선발이 무너진 이후 불펜진이 난타를 당해 대패를 당하는 악몽이 다시 반복되고 있다.
↑ 사진=MK스포츠 DB |
두산의 현재 연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마운드의 부진을 꼽을 수 있지만 공격진의 답답함도 심각한 수준이다. 연패 기간 동안 두산의 팀 타율은 2할4푼5리에 그쳤다. 이 부문 역시 리그 9위. 두산의 시즌 팀타율 2할8푼8리에 크게 못 미친다.
홈런도 같은 기간 리그에서 가장 적은 3개에 그쳤다. 두산이 KIA와 함께 타 팀에 비해 1경기를 덜 치렀다는 것을 감안해도 차이가 꽤 벌어진 빈공이었다. 그러면서도 병살은 9개로 연패 기간 동안 가장 많았는데 특히 12일 kt전서 무려 5개의 병살타를 쏟아냈다.
같은 기간 두산은 한 이닝에 많은 득점을 내는 ‘빅이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 이닝에 1점 이상을 낸 경우를 찾기 쉽지 않을 정도. 4점, 3점, 2점을 낸 적이 각각 한차례 있었을 뿐 나머지 모든 이닝에서 1점 혹은 무득점에 그쳤다. 6경기 동안 두산은 도합 3이닝을 제외한 모든 이닝에서 빅이닝에 실패했다.
득점권 집중력마저 사라졌다. 볼넷은 가장 적은 17개, 도루는 단 2개(1실패)에 그치는 등 특유의 끈질긴 팀 타격 컬러까지 실종된 두산이었다.
▲ 가장 큰 내부의 적, 쏟아진 실책
연패 기간 동안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은 실책이었다. 6경기서 두산은 9개의 실책을 범했는데, 기록되지 않은 실책은 이보다 더 많았다. 두산의 올 시즌 많은 실책 중에서 적극적인 수비 때문에 나온 것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면, 연패 기간은 명백한 실책이 많았다. 야수진 전체의 집중력이 떨어졌거나, 혹은 지나친 긴장이 불러온 결과가 아닌지 의심해볼만한 장면들이었다.
5일 경기 2개의 실책을 범했고, 8일 역시 2개가 나왔다. 9일 3개, 12일 2개를 역시 각각 기록했는데 해당 경기들의 공통점은 두산이 5~10점 차 이상의 대패를 당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경기 연속 실책(기록되지 않은 실책 포함)이 벌어진 이후 마운드가 급격하게 붕괴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혹은 쫓아가는 흐름에서 나온 실책들에 발목을 잡혀 분위기를 완전히 내주는 흐름도 다반사였다.
연패 기간 이전까지 70개로 최소 실책 3위의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던 두산이기에 더욱 낯선 최근의 모습들이다. 특히 실책은 결정적인 순간 나왔던 것들이 많았기에 패배에 치명적
비단 6경기에 국한된 문제로 볼 수 없다. 팀의 근간이 연패 기간 동안 흔들렸다. 이제 바로 잡으려면 이 모든 나쁜 흐름을 벗어나야 한다. 결국 연패 탈출과 상위권 순위 경쟁 점화 여부는 ‘3無탈출’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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