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재계약 평가의 잣대가 될 시즌 막판 엇갈린 행보다. LG 트윈스의 두 외국인 투수가 재신임을 놓고 느낌표와 의문부호가 붙었다.
LG의 외인 원투펀치는 동갑내기 우완 헨리 소사(30)와 루카스 하렐(30)이다. 소사는 KBO리그를 경험하며 실력이 입증된 투수다. 루카스는 한국 무대가 처음이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구위에 대한 평가는 좋다.
소사는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9승10패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했다. 루카스는 30경기에 등판해 8승10패 평균자책점 5.07을 찍었다. 9위에 머물고 있는 팀 성적과 타격이 저조한 타선을 따지면 괜찮은 성적표다.
↑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루카스 하렐이 마인드컨트롤 문제를 다시 노출시키며 재계약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둘의 세부 기록을 살피면 소사가 낫다. 소사는 169⅓이닝을 소화하며 16번의 퀄리티스타트, 루카스는 152⅔이닝을 던지며 10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이닝이터 능력은 확실히 소사가 앞선다. 소사는 2번의 완투승(완봉 1회)도 작성했다.
소사는 공만 빠른 강속구 투수에서 변화구의 제구가 좋아진 케이스다. 한국에서 경험을 쌓으며 경기 운영 능력도 좋아졌다. 소사의 구위는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시즌 도중 돌발 행동으로 한 차례 질책성 2군행을 경험하며 각성을 한 뒤에는 더 무서워졌다.
하지만 루카스는 좀 다르다.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일단 구위는 탁월하다. 빠른 공에 다양한 변화구 구사가 가능하고, 공의 움직임이 많아 까다롭다. 타 구단의 현장 목소리도 같다. “루카스는 너무 예민한 것 같다. 구석구석을 정확히 제구해 완벽히 던지려고 할 필요 없이 가운데로 그냥 던져도 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다.
루카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멘탈이다. 시즌 내내 지적됐던 문제다. 경기 도중 한 순간에 흔들려 자멸하곤 했다. 마인드컨트롤이 전혀 되지 않는 ‘흥분형’ 투수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 한국 야구문화를 경험하고 적응하면 내년 무섭게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투수다.
하지만 소사와 루카스는 최근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소사는 지난 9일 잠실 한화전에서 8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을 작성하는 등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두며 절대적 신뢰를 쌓았다. 그 사이 루카스는 습관성 고질병을 또 노출시켰다.
루카스는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서 3⅔이닝 6피안타 5볼넷 7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단순히 구위의 문제가 아니었다. 멘탈이 다시 붕괴되면서 흥분했다. 심판 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했고, 결국 스스로 실책을 저지른 뒤에 분을 이기지 못했다. 경기 도중 글러브를 바닥에 패대기쳤다. 인플레이 상황에서 벌어진 볼썽사나운 장면이었다. 팀워크까지 무너뜨릴 수 있는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선수의 인성과 매너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 지도자다. 특히 외국인 선수의 비매너 행동에 대해서는 엄격하다. 지난 시즌 두산 외국인 투수 유네스키 마야의 욕설 파문 때 즉각적으로 대응했고, 올 시즌 교체 타이밍에 불만을 품은 소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루카스는 이번 돌발 행동이 처음이 아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마인드컨트롤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다. 루카스는 분명 버리긴 아까운 카드다. 하지만 과연 각성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루카스는 정규리그 14경기를 남기고 소사와 다른 길을 스스로 택했다. 루카스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는 2군을 내려갔다 온 뒤 각성 모드로 완투승을 거두며 절대적 신뢰를 얻었다. 사진=옥영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