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KIA가 또 이겼다. 3연승이다. 지난 8월 2일 6연승을 한 뒤 가장 긴 연승 행진이다. KIA의 뒷심은 매서웠고, 순간 폭발력은 대단했다. 또한, 불펜은 높은 품질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그런데 고민거리가 하나 있다. 선발진이다. KIA는 9월 둘째 주 5경기(1경기는 우천 노게임)에 나간 5명의 선발투수 가운데 6이닝 이상을 책임진 건 지난 9일 광주 NC전의 조쉬 스틴슨(6⅓이닝 2실점)뿐이었다.
5회도 못 버틴 게 3번이었다. ‘에이스’ 양현종(지난 9일 광주 NC전 3⅔이닝 4실점)도 일찍 무너졌다. 최근 두 번의 선발투수 특명을 받았던 임기준과 유창식은 제구 난조 속에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KIA는 1~3선발이 고정이다. 양현종, 스틴슨, 임준혁이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4,5선발. 임기준, 홍건희가 반짝 활약을 펼쳤으나 지속성은 떨어졌다. 현실적인 KIA의 약점이다.
그러나 뾰족한 묘수가 없다. 대안이 없다. 서재응, 박정수는 1군 엔트리에 이름이 없다. 13일 현재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선발 경험 투수 가운데 불펜으로 전환한 김병현을 제외하고 모두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 KIA의 임기준(사진 오른쪽)은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1이닝 6실점을 부진했다. 조기 강판은 다음 등판을 대비한 포석이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
풍파는 겪지만 굳건한 KIA 선발진이다. 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있지만, 좀 더 냉정히 말하면 확실한 선발 자원이 풍부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임기준의 조기 강판은 다음 경기를 위한 포석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시즌 초반과 지금은 다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4월 8일 광주 NC전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당시 임기준은 피안타 13개와 4사구 10개 속에 11실점을 했으나 6이닝까지 던졌다. 새끼 호랑이를 강하게 키우겠다는 일념이었다.
그러나 매 경기가 결승인 시즌 막판 미래를 위해 한 경기를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대진 투수코치도 “임기준의 구위가 아주 나빴던 건 아니다. 당시 두산 타자들이 워낙 잘 쳤다. 에이스도 한 이닝에 대량 실점하기도 한다. 다만 이후 계속 내보냈다가 추가 실점할 경우 자신감까지 잃을 수 있다”라며 이틀 전 경기의 투구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이 기본 틀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13일 경기에 홍건희가 선발투수로 나선다. 일반적이라면, 지난 8일 등판한 양현종이 13일 경기에 등판할 수 있다. 그러나 KIA는 저울질 끝에 오는 15일 광주 한화전에 양현종 카드를 쓰기로 결정했다.
여유가 있어선 절대 아니다. KIA는 엄연히 ‘6위’다. 거꾸로 그만큼 선발 자원이 있다는 것이다. 들쭉날쭉 하기는 해도 믿음은 굳건하다. 그렇게 ‘포텐’이 터지기도 했다. 혹여 선발투수가 무너져도 KIA가 무너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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