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LG의 투수 류제국(32)은 2013년 12승을 했다. 지난해에는 9승. 점점 승수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다. 올해도 LG가 14경기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3승에 그쳤다. KBO리그 진출 후 시즌 최소 승수는 사실상 확정이다.
그의 마지막 승리는 지난 6월 10일 잠실 두산전. 이후 15경기째 무승이다. 5점대 평균자책점(4.94)에 육박했다. 그런데 불운했다. 7이닝 동안 1실점(8월 21일 잠실 두산전)을 하고도 승리투수가 안 됐으며, 2실점(8월 15일 잠실 KIA전)을 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그만큼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류제국으로선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의욕도 상실하고. 양상문 감독은 류제국의 9월 2경기 연속 부진(4⅔이닝 9실점 8자책, 평균자책점 15.43)을 그 연속성에 뒀다.
양 감독은 경기 전 “마음을 비우고 던져라”라고 류제국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타선의 분발을 촉구했다. 류제국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라는 것. 양 감독은 “선취점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 류제국은 13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2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지난 6월 10일 잠실 두산전 이후 95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류제국으로선 어느 때보다 홀가분했을 터. 그 지원사격은 컸다.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면서도 동료의 도움 속에 떨어지지 않았다.
류제국은 완벽하지 않았다. 1회만 공 13개로 깔끔하게 막았을 뿐. 2회부터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류제국은 2회 무사 1루서 이범호의 땅볼 타구를 잡으려고 시도했으나 공은 글러브를 맞고 우익수 방향으로 굴절되기도 했다. 병살타로 연결될 수 있었는데, 무사 1,3루의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동료와 호흡을 맞추며 슬기롭게 넘겼다. 김원섭을 땅볼로 유도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유격수 오지환은 홈으로 달려드는 3루 주자 브렛 필보다 빠르게 포수 유강남에게 공을 던졌다.
류제국은 3회 신종길에게 큼지막한 2루타를 맞고서 1실점을 했지만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내야 땅볼로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4회 1사 2루서는 재치있는 플레이로 주자를 견제로 잡았다.
5점이 이날 LG가 할 수 있는 최대의 파괴력이었다. 4회 이후 무득점 행진. 1루 베이스를 밟기도 힘들었다. 전날 경기를 연상케 했다.
바통을 넘겨받은 건 불펜. 6회부터 부리나케 가동됐다. 류제국이 6회 추가 실점과 함께 남겨놓은 주자를 윤지웅이 깔끔하게 지웠다. 윤지웅, 임정우는 쾌투로 KIA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류제국의 승리투수 요건도 9회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까지 지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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