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김원익 기자]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에게 바치는 맹활약이었다.
이지영은 1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두산과의 정규시즌 경기 8회 역전 2타점 결승 적시타 포함 2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활약으로 삼성의 10-4, 역전승을 이끌었다. 최근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를 위로하는 듯한 맹타였다.
17일 오전부터 이지영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바로 전날인 16일 이지영을 어린 시절부터 키워줬던 할아버지께서 별세하신 것. 거기다 아들이 경기에 집중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지영의 부친이 별세소식을 경기 종료 후에 알려주기를 구단에 요청하면서 이지영은 16일 경기가 끝난 이후에 뒤늦게 별세 소식을 알았다.
이튿날인 17일 경기를 마친 이후에도 세상을 떠난 조부를 뵙기 위해 강원도 원주로 떠나지 못했다. 이날 경기가 비로 1시간 3분 지연되면서 늦은 시간에 경기가 끝났기 때문이었다.
↑ 사진=MK스포츠 DB |
이러 열린 경기서도 선발로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중 교체돼 들어온 이지영의 활약은 눈부셨다. 정확한 송구로 상대 2루 도루 시도를 막았고, 8회는 역전 적시타를 때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종료 후 이지영은 “요즘 타격이 잘 안돼서 오늘은 배트를 짧게 잡고 어떻게든 맞히려고 했다. 운좋게 코스가 좋아서 안타가
할아버지께 남기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지영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생전에 손자가 TV에 나와서 잘 할 때면 굉장히 좋아하셨다”며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않으시리라고 생각한다. 손자가 야구를 잘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싶다”며 조부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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