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갑작스러운 가을잠이었다. 두산 방망이는 9월 들어 부진에 빠졌던 상황. 그동안 6연패에 빠지기도 하면서 침체를 거듭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두산은 지난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6-5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린 두산은 시즌 72승 61패로 4위를 유지했다. 11경기가 남은 가운데 3위 넥센과의 승차를 2경기 차로 좁혔다.
초반부터 두산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두산은 1회 박건우의 안타와 김현수와 오재원의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진 타석은 오재일. 한 방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 두산 내야수 오재일의 방망이는 최근 6경기에서 가장 뜨거운 상태다. 사진=MK스포츠 DB |
오재일의 만루 홈런에 롯데는 흔들렸다. 두산은 4-0으로 앞선 2회 1사 1,2루에서 박건우의 좌전 안타 때 좌익수 김주현의 홈 송구 실책까지 나와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결국 민병헌의 희생 뜬공으로 한 점을 더 추가하면서 박세웅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이후 두산의 공격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4회 1사 1,2루와 5회 1사 1,2루에서 모두 후속타 불발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8회 1사 1,3루에서는 최재훈의 병살타가 나와 끝까지 달아나지 못했다. 마무리 이현승이 6-5로 앞선 8회 2사 후 등판해 한 점 차 리드를 가까스로 지켰다.
이날 경기 중후반은 다소 답답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두산 타선은 길었던 침체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사실 두산은 9월 시작과 함께 귀신 같이 타선 침묵에 빠졌다. 득점권 찬스에서 나간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했다.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 간 두산의 팀 타율은 2할8푼6리로 전체 6위에 머물렀다. 이 기간 동안 매 경기 3.6득점을 뽑는데 그친데다 팀 타점(43타점) 9위와 팀 홈런(6개) 최하위에 머물렀다. 특히 상하위타선의 연결고리인 민병헌과 오재원의 부진으로 흐름이 자주 끊겼다.
↑ 두산 김현수의 활약은 꾸준하다. 기복이 적은 방망이로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다음날에도 기세는 이어졌다. 두산은 17일 잠실 롯데전에서 15안타 13득점으로 13-0 대승을 거뒀다. 두산이 한 경기에서 10득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달 7일 잠실 넥센전(14-10 승) 이후 41일 만이었다. 시즌 3번째 선발 전원 안타까지 달성. 이후 18일 대구 삼성전(4득점)과 19일 대전 한화전(6득점)에서 2연패에 빠졌지만 타선이 극심한 빈타에 시달리지는 않았다.
시즌 두 번째로 많은 한 경기 최다 득점도 달성했다. 두산은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런 3방 포함 16득점으로 16-4 대승을 거뒀다. 지난 4월 14일 수원 kt전(18-2 승)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성공시켰다.
두산은 지난 6경기 동안 팀 타율 3할2푼9리와 경기 당 8.7득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팀 홈런도 11개가 나왔고 오재일(5할4푼5리)과 김현수(4할5푼)의 방망이가 가장 매서웠다. 9월 초에 비해 확연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매 경기 타선과 타순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준 것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다소 늦은 감도 있지만 3위 탈환 달성에 중요한 7연전과 포
두산은 23일 사직 롯데전에서 이현호를 선발 마운드에 올려 3연승을 노린다. 이현호는 지난 17일 13득점을 지원 받은 편안한 상황에서 시즌 최고투(7⅔이닝 무실점)를 펼쳤다. 두산 타선도 6일 전 기억을 떠올리며 가을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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