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부임 첫 해 참 많은 일을 겪었다. 감독으로서 첫 대회인 지난 해 코보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고 V리그 플레이오프에서는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정신없던 데뷔 시즌을 보내고 한층 더 성장한 양철호(40) 현대건설 감독이 더 큰 목표를 향해 철두철미한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4-15시즌에서 19승 10패(승점 56)로 리그 3위를 기록하면서 봄 배구에 참가했다. 지난 2012-13시즌 이후 2년 만에 진출한 포스트시즌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IBK기업은행에 2패로 허망하게 고개를 숙였다.
초보 감독이라 할지라도 아쉬움은 역시 크게 다가온다. 양 감독은 “재작년 시즌 5위에 그쳐서 선수들끼리도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으로 지난 시즌을 시작했다. 그래도 컵 대회 우승을 하면서 무난하게 출발했는데 마지막 순간 생각했던 만큼 성적이 안 나왔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가 외국인 선수와 토종 공격수의 적절한 활용을 올 시즌 중요 포인트로 꼽았다. 사진=옥영화 기자 |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판도를 좌우할 큰 요소는 외국인 선수 활용이다. 기존의 자유계약 제도에서 트라이아웃 제도로 변경되면서 외국인 선수의 수준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토종 공격수들의 존재감도 커질 전망이다.
현대건설 역시 수비가 좋은 레프트인 에밀리 바통을 선택했다. 양 감독은 “지난 시즌에서는 폴리의 활약에 많이 의존했다. 하지만 이제 모든 팀들의 상황이 변했다. 우리 팀도 수비가 되는 에밀리를 뽑으면서 황연주나 한유미에 힘을 실어주고자 한다. 최근 일본 전지훈련에서도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전 선수들이 공격에 임하는 빠른 배구를 갈고 닦았다”고 설명했다.
‘베테랑’ 라이트 황연주가 올 시즌 키 플레이어로 꼽혔다. 황연주는 지난 시즌 최근 몇 년 간 부진을 딛고 반등하는 경기력을 펼쳤다. 양 감독은 경기 중 작전 타임에서도 황연주에 쓴 소리를 많이 했던 편이다. 그만큼 기대감이 크다는 의미다.
양 감독은 “(황)연주는 지난해보다 올 시즌 더 좋아진다. 연주의 적극적인 활용을 고려해 레프트 외국인 선수를 선택했다. 분명히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다. 간혹 팀이 풀리지 않는 경기에서 베테랑의 면모가 필요한 순간 그것을 보여주지 못하면 자극을 줄 때가 있었다. 이런 쓴 소리과 함께 칭찬도 하면서 목표를 다시 세우도록 했다”고 전했다.
↑ 설욕을 노리는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의 2년 차가 더 기대된다. 사진=옥영화 기자 |
모든 팀이 그렇듯 고민이 없을 수는 없다. 현대건설에는 지난 일본 월드컵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한 주전 센터 양효진의 공백이 뼈아프다. 양 감독은 “애가 탄다”라는 한 마디로 아쉬움을 크게 내비쳤다. “(양)효진이가 지금 한창 시즌 준비하면서 몸이 올라와야 할 때인데 공도 못 만지고 있어서 참 애가 탄다. 이달 말 공을 만져보는 계획은 하고 있다. 매일 매일 상태를 체크 중이다”
현대건설에 올 시즌 또 하나의 키워드는 ‘설욕’이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와 지난 7월 코보컵결승에서 모두 IBK기업은행에 막혀 눈물을 삼켜야 했다. 올 시즌 우승 후보로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를 꼽은 양 감독은 승부욕을 드러냈다. “IBK기업은행에 매번 지고만 있을 수는 없다. 강팀이지만 계속 도전하다보면 무너트릴 수 있다. 우리 팀도 쉽고 헐렁헐렁한 팀이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양 감독은 팬들에게 한 마디를 던졌다. “항상 현대건설을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한 번 팬은 영원한 팬이니 현대건설을 계속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의 팬들에게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성적을 약속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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