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서민교 기자]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연신 헛웃음을 지었다.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린 시절 이야기를 풀어 놓으며 향수에 젖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렇게라도 웃으니 좋네요”라며 애써 마음을 달랬다.
답답한 마음 때문이다. KIA는 시즌 막판 총력전으로 치열한 5위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주축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갑작스러운 줄부상에 김 감독도 웃음밖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투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3명의 선수들의 부상은 모두 지난 22일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이다. 이날 KIA는 LG에 5-15로 완패했다. 사실 또 다른 비하인드 악재도 있었다. 이날 선발투수였던 임준혁은 1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임준혁은 첫 타자 상대 후 순간적으로 오른 팔에 이상 증세를 느꼈다. 이 때문에 갑작스럽게 교체됐던 것. 김 감독은 “올 시즌에는 참 경험하지 못한 별의 별 일이 다 생긴다”고 푸념했다.
김 감독은 이날 오전 라디오를 켰다. 마음을 다잡기 위한 것. 김 감독은 “오늘 아침에 불경을 듣고 찬송가
하늘도 김 감독의 마음을 알았을까. 이날 열릴 예정이던 LG-KIA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달콤한 휴식이다. 김 감독은 “하늘이 비로 마음을 좀 풀어주려고 하나 보다”라며 씁쓸한 미소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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