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이상철 기자] 23일 목동 넥센을 앞두고 김용희 감독은 ‘흑묘백묘론’ 이야기를 꺼냈다. 피 말리는 5위 다툼이 벌어지는 가운데 남은 10경기는 결과가 더욱 중요하다며 어떻게든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다짐이었다.
SK를 비롯해 롯데, KIA, 한화가 0.5경기와 1경기 차이로 타이트하게 붙어있다. 패배는 곧 순위 하락이다.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했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꼬였다. SK 선발투수 박종훈(24)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박종훈은 SK가 믿을 수 있는 카드 중 하나였다. 지난 18일 사직 롯데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SK는 롯데와 정면충돌에서 이기며 5위 사수에 성공했다. 박종훈에게 주어진 미션은 5일 전과 같았다. SK는 이날 넥센을 이길 경우, 경쟁 팀을 0.5경기 차씩 더 밀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패배 시 또 ‘가만히 있는’ 롯데에게 5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 SK의 박종훈이 23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첫 수비부터 힘들었다. 제구 난조(1회 31구 중 볼이 16개)를 보이며 서건창과 임병욱을 잇달아 볼넷 출루 허용. 타석에는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한 박병호. 딱 한 번뿐이었던 대결에서 홈런을 얻어맞은 바 있다. 이번에는 외야 펜스만 안 넘겼지, 또 장타였다. 주자 2명이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이어 유한준의 안타에 김민성의 내야 땅볼로 추가 실점.
출발부터 3실점이었다. 제구가 안 잡히니 4사구를 남발했다. 스트라이크 2개를 먼저 잡고도 볼을 4개 연속 던지기도 했다. 자연스레 투구수가 많아졌다. 1회에만 무려 31개의 공을 던졌다.
불안하던 박종훈은 결국 3회 와르르 무너졌다. 박병호(안타), 유한준(볼넷)을 또 출루시키며 불씨를 키우더니 서동욱의 2타점 2루타에 이어 김하성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실
갈 길 바쁜 SK는 부랴부랴 채병용을 호출했다. 그러나 0-7, SK에겐 벅찬 스코어였다. 박종훈이 잘 막아주길 바랐지만 5일 전과 같은 쾌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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