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지난 24일 목동 SK전, 김상수(넥센)는 패전투수가 됐다. ‘민간인’이 된 지 이틀 만에 쓴맛을 봤다. 3이닝 동안 안타 7개(홈런 1개 포함)를 맞더니 7실점(5자책)을 했다.
넥센은 주도권을 내주더니 무기력하게 끌려가다 4-12로 패했다. 두산과 3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넥센으로선 뼈아픈 패배였다. 두 팀의 승차는 2.5경기에서 1경기로 줄었다. 넥센이 한화에 덜미가 잡힌 지난 25일, 두산도 kt에 패하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매번 이럴 수는 없는 일. 이제 3위 사수를 장담하기 어렵다.
눈에 띈 건 김상수의 투구 이닝. 김상수는 무사 1루서 병살타 코스가 유격수 김하성의 실책이 나온 뒤 ‘멘붕’에 빠졌다. 앤드류 브라운의 3점 홈런을 맞은 뒤에도 3연속 안타로 추가 2실점을 했다.
김상수는 자기만의 공을 갖고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으나 제구가 불안정했다. 변화구의 각도 및 타자별 구종 선택 등도 미흡했다. 염경엽 감독은 “김상수에게 마음껏 던지고 싶은대로 던져보라고 했다. (아무래도)2군에서 하던대로 하더라. 1군에서 2군 패턴이 통하겠나”라고 했다.
분명 투수 교체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김상수는 3회까지 책임졌다. 1이닝을 더 맡겼으나 스코어는 0-5에서 0-7이 됐다. 최근 5득점 이하의 경기가 많았던 넥센에겐 초반이라 해도 버거운 격차였다.
↑ 김상수는 지난 24일 목동 SK전에서 3이닝 7실점(5자책)으로 부진,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넥센이 그에게 거는 기대는 꺾이지 않았다. 기회는 계속 주어질 것이다. 사진(목동)=천정환 기자 |
염 감독은 “2회 김하성의 실책이라는 변수로 흐름이 바뀌었다. 김상수의 3회 2실점은 잘못한 부분이다”라며 “그래도 입대 전과 비교해 공이 좋아졌다. 스스로 자신감도 갖고 있더라. 조금씩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엿봤다. (좋든 나쁘든)경험이 쌓여야 한다. 성공하기 위한 과정이자 조건이다. 그게 훗날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연장선은 ‘믿음’이다. 넥센은 최근 세 번의 선발투수 테스트를 치렀다. 양훈(21일), 하영민(23일), 그리고 김상수(24일)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기대 이상으로 잘 한 선수도 있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도 있다. 이를 떠나 기회는 계속 주어진다. 김상수도 그 대상이다.
염 감독은 “양훈, 하영민과 함께 김상수도 계속 지켜볼 생각이다. 시즌 막바지는 물론 내년에도 활용해야 할 선발카드다. 선발 로테이션대로 다음 등판을 대비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염 감독의 포스트시즌 구상에도 이들은 들어있다.
3장의 깜짝 카드가 나름 성공했으니 만족스럽냐고 묻자, 염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 만족을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 일희일비할 게 아니다. 본격적인 시험무대도 이제부터다. 그렇지만 희망을 봤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염 감독은 “히든카드가 아니다. 오랫동안 준비해둔 카드를 사용한 것이다”라며 “투수는 키워가는 과정이 야수와 다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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