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운명의 8일. 그러나 낙오자가 없다. 오히려 5위 싸움은 더욱 활활 불타고 있다. 롯데가 지난 27일 승리의 기쁨을 표출했으나 SK, 한화, KIA는 표정관리하기에 급급했다. 4개 팀이 옹기종기 달라붙어있다.
KIA는 8위다. 하지만 가장 많은 경기(8)를 남겨뒀다. 다른 팀에 비해 기회가 더 많다는 이야기다. 28일부터 8연전을 치른다. KIA의 한 해 농사가 결정될 운명의 8일이다. 그 첫 테이프를 김광수가 끊는다. 아주 놀랍게도.
앞선 경기(26일 SK전) 선발투수는 양현종이었다. 최근 등판 패턴에 따르면, 양현종 다음은 임준혁의 차례였다. 조쉬 스틴슨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뒤 양현종과 ‘원투펀치’ 역할을 한 건 임준혁이었다. 임준혁의 마지막 등판은 지난 22일. 6일은 결코 부족한 준비시간이 아니다.
그러나 KIA는 임준혁이 아닌 김광수를 택했다. 임준혁은 최근 4연패를 했으며, 가장 최근 등판에서 1이닝 만에 강판됐다. 그 상대가 LG였다. 그리고 28일 상대도 LG였다. 임준혁은 올해 NC전(12.46), 롯데전(9.58) 다음으로 LG전(5.79) 평균자책점이 나쁘다. 이를 고려했을 것이다.
↑ 김광수가 28일 잠실 LG전에 나선다. KIA 이적 후 37번째 경기. 그러나 특별한 건 구원이 아닌 선발 등판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김광수에 대한 ‘색안경’은 있다. 이제는 구원 전문 투수라는 것. 지난 2010년부터 214경기를 출전했다. 선발 등판은 한화 소속이던 지난 2013년 4월 18일 NC전 이후 893일 만이다 그런데 그게 214번 중 유일한 선발 등판이었다. 내용도 좋지 않았다. 2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2실점. 모험일지 모른다.
그래도 급조된 카드는 아니다. KIA는 8연전을 대비해야 했다. 새로운 선발투수를 찾아야 했고, 김광수에 눈을 돌렸다. 자연스레 불펜에서 물색해야 했다. KIA는 지난 13일 LG전에 최영필, 김명찬 등 불펜 자원을 선발투수로 쓸 지를 고심하기도 했다. 박준표가 지난 20일 SK전에 데뷔 첫 구원이 아닌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낙점한 김광수다. 지난 9월 20일 SK전 이후 등판 기록이 없다. 그 기간 KIA는 4경기를 치렀다. 양현종이 선발 등판한 2경기를 빼고는 선발투수는 2이닝도 못 버텼다. 그래도 김광수의 투입은 없었다. 일찌감치 선발 등판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LG는 고춧가루를 팍팍 뿌리고 있다. 한화, NC에 이어 두산이 된통 당했다. 유희관의 20승 꿈을 좌절시킨 것도 LG였다. 최근 30점을 뽑으며 3연승을 달렸다. 1승이 절실한 KIA로선 까다롭기만 하다. 그 기세를 꺾어야 하는데, 김광수만한 적임자도 없다. 전 LG 출신 투수는 올해 LG전 6경기 평균자책점 ‘제로(0)’를 자랑하고 있다.
관건은 투구 이닝. 김광수가 올해 가장 많이 던진 게 2이닝이었다. 하지만 연투에 익숙하다. 3일 연속 등판까지 대비했다. 양현종 외 다른 투수들이 긴 이닝을 못 버텼던 걸 고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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