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가을 드라마의 각본이 써지고 있다. 설마 했던 일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KIA가 5위에 오를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다들 KIA의 눈치를 살펴야 할 때가 됐다.
KIA는 지난 2일 두산을 2-1로 이겼다. 양현종-김광수-심동섭-윤석민으로 이어진 마운드가 두산 타선을 잠재우며 의미있는 승리를 67번째 승리(73패)를 거뒀다. 이날 5위 SK(68승 2무 73패)가 패하면서 간극은 0.5경기 차로 좁혀졌다.
남은 경기는 SK가 1번, KIA가 4번. SK가 KIA보다 위에 있지만, 심리적으로 불안한 건 KIA가 아닌 SK다. 4일 경기를 무조건 이긴 뒤 KIA가 미끄러지기를 바라야 한다.
한화(68승 75패)가 5위 자리를 넘보고 있으나, KIA는 남은 4경기에서 3승만 거둬도 자력으로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다. SK는 자력 진출 가능성이 없다. 4일로 일정을 모두 끝내는 한화도 마찬가지. 오는 6일까지 KIA의 경기를 지켜보며 패배 횟수만 세어야 한다.
↑ KIA는 지난 2일 두산을 이기면서 자력으로 5위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 2일 경기를 앞두고 이런 말이 나오기도 했다. “몇 번만 패하면 되나요?” 친절하게 답을 해준다면, 1패는 괜찮다. 한 번 쓰러져도 한 번 더 기회는 주어졌다. 상황에 따라 두 번이 될 수도 있다.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그런데 그런 위안을 듣고 싶은 건 아닐 것이다. 더욱이 패배 뒤에는 곧바로 ‘마지막’이라는 게 피부에 확 와닿는다. 부담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부딪쳐 보기도 전에 경우의 수를 따지는 걸까. 그렇지 않다. 일단 눈앞에 주어진 일을 다 할 뿐이다. 1승, 또 1승을 추가하는 일을. 마냥 남의 1패를 기대지만은 않는다. 반어법이다. 스스로를 자극하는 질문이다. 답도 이미 알고 있다. 지고 싶은 생각이 없으며, 몇 번도 패하고 싶지 않다. 한 번일지라도.
그 질문 아래 똘똘 뭉친 호랑이군단이다. 운 좋게 어렵사리 찾아온 기회를 두 번 다시 놓치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투지가 넘친다. ‘한 번 해보자’는 의지도 강하다. 그러면서 단단해지고 있다. 그게 지난 2일 두산전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김기태 감독도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임해 귀중한 승리를 땄다”라고 평했다. 그리고 그게 KIA가 가을야구를 꿈꾸는 힘이다.
주장 이범호는 “솔직히 매 경기가 힘들다. 하지만 괜찮다. 더 하고 싶어도 4경기만 남았다. 더 이상 뒤로 물러설 곳도 없다. 우린 아주 잘 뭉쳐있고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자신한다. (1패를 해도 가능하다는 자세가 아니라)4경기를 다 이긴다는 마음가짐이다”라고 밝혔다.
끝까지 해본다. 최선을 다해. 다른 팀이 신경을 쓰듯, 중요한 건 KIA의 승리다. 김 감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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