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세 살 공룡은 올해 폭풍 성장했다. 시즌 초반의 위기를 이겨내고 똘똘 뭉친 선수단의 결과였다. 남은 건 대권도전이다.
NC 다이노스는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4로 패했다. 같은 시간 열린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넥센 히어로즈에 1-0 승리를 거두면서 NC는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1군 데뷔 3년 만에 정규리그 2위를 확정지었다.
시즌 전에 원종현이 암 투병, 중반에는 김진성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난관에 부딪혔던 NC다. 그러나 김경문 NC 감독의 성공적인 선수 발굴이 팀의 굳건함을 유지하게 했다. 올 시즌 임정호와 최금강이라는 젊은 투수들을 찾아냈다. 여기에 임창민은 시즌 중반 갑작스럽게 마무리를 맡았지만 구단 최초 30세이브를 기록했다.
↑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
그러면서 선수단 전체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선발 마운드에서는 19승(5패)으로 다승왕을 확정지은 에릭 해커를 필두로 손민한(11승), 이재학, 이태양(이상 10승) 등 4명의 10승 투수들을 배출해냈다.
타선에서는 풍성한 기록들이 나왔다. 34년 KBO 최초로 주전 타자 9명이 규정타석을 채웠다. 한국 무대 2년차 외국인타자인 에릭 테임즈는 올 시즌에만 사이클링 히트 두 차례, 30(홈런)-30(도루)를 기록하더니 KBO 최초 40(홈런)-40(도루)를 달성하면서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1995년 롯데 자이언츠(220도루) 이후 20년 만에 200도루를 넘긴 ‘대도’의 팀이 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뒤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 조영훈, 모창민 등 백업 선수들의 든든함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제 NC는 위를 쳐다본다. 지난 해 준플레이오프에서의 아쉬움을 올해는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덜 아쉬운 경기를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선수들이 정규리그에서 1년 내내 잘하다가 포스트시즌에서 못하면 선수 뿐 아니라 팀도 아프다.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지난 달 28일 마산 한화 이글스전 이후 타선에서는 백업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하는 등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에 대비했다.
1위 삼성과의 격차를 1경기 차까지 좁히면서 시즌 막판 선두 싸움이 다시 한 번 불타올랐지만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의 경기를 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면서 초점을 포스트시즌에 계속해서 맞췄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엔트리를 일찌감치 거의 확정짓는 등 더욱 준비의 날을 세웠다. 김 감독은 “정규리그를 마치고 청백전 3~4경기를 거친 뒤 선수들이 제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정규리그에서 폭풍 성장한 3년 차 공룡이 남은 ‘가을 야구'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이유다.
↑ NC 다이노스는 1군 3년 만에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이제 그들에게 남은 것은 "대권 도전"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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