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5일 KIA를 꺾은 삼성은 팀 타율 3할대(3할2리)로 시즌을 마쳤다. KBO리그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다. 막강화력을 자랑하던 넥센은 2할9푼3리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다른 팀과 비교해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막판 주춤했던 걸 고려하면 ‘No.2’라는 것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넥센의 장점은 공격이다. 유일하게 900득점(904)을 넘어섰으며, 홈런도 200개 이상(203)이다. 2루타 또한 300개 넘게 친 건 넥센뿐이다. 공격 전 부분에 있어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피할 타순이 없을 정도다. 3할 타자만 7명이다. 그 가운데 박병호는 홈런 및 타점 1위, 유한준은 안타 1위 및 타율 2위. 서건창(2할9푼8리), 윤석민(2할9푼), 김하성(2할9푼), 스나이더(2할8푼1리)도 불꽃 방망이를 자랑했다.
그런데 넥센을 최강 타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오는 7일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적어도 한 시즌이 아닌 최근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넥센의 공격력은 180도 다른 모양새다.
↑ 넥센은 무시무시한 타선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시즌 막바지 그 강점이 많이 약해졌다. 사진=MK스포츠 DB |
단 며칠만이 아니다. 넥센은 지난 9월 10일 이후 대부분 경기에서 5득점 이하였다. 최근 18경기 가운데 15경기가 그랬다. 80%(83.3%)가 넘는 비율이다. 화끈함과 거리가 있었다. ‘넥벤져스’라는 별명과도 어울리지 않았다.
박병호의 개인 최다 홈런(53호)이 터졌던 지난 2일 경기, 안타 13개와 홈런 4개가 터졌다. ‘모처럼’ 화끈했다. 지속성은 없었다. 다음날 넥센은 삼성 마운드 앞에 작아졌다. 안타 1개와 4사구 0개로 침묵했다.
최근 전광판 이닝별 득점 칸에는 0이 새겨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한때 19이닝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데 넥센이 아예 못 치는 게 아니다. 넥센은 최근 9경기에서 73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홈런은 9개. 두 자릿수 안타만 4경기였다. 넥센의 시즌 경기별 평균 안타가 10.5개이니 평균 2개 가까이 줄었다. 4사구도 30개를 얻었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대량 득점은 거뜬히 하던 영웅은 초인적인 힘을 잃은 듯 했다. 응집력이 떨어졌다. 찬스가 많지 않기도 했으며 그마저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대진 불운도 있을 것. 외국인투수와 줄기차게 만났다. 하지만 에이스급 투수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상대가 5회 전 강판한 건 지난 2일 롯데의 배장호(4⅓이닝) 밖에 없다.
불평할 수 없다.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시작하는 넥센의 포스트시즌. 그들이 계속 만날 상대는 에이스급이다. 당장 오는 7일 와일드카드결정전 1차전 선발투수는 김광현이 유력하다. 포스트시즌 경험도 풍부한 김광현은 올해 넥센전에
공격력은 넥센의 가장 큰 장점이다. 잃어버린 다이너마이트를 되찾지 않고서는 난관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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