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이상철 기자] 넥센이 SK를 이기기 위한 제1의 카드는 ‘에이스’ 앤디 밴헤켄(36)이다. 2014년 이후 밴헤켄이 선발 등판한 SK전에서 패배를 몰랐다. 밴헤켄의 시즌 SK전 평균자책점은 1.73으로 매우 짰다.
염경엽 감독도 그 필승 공식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자신 있게 가장 먼저 꺼낸 카드다. 염 감독은 “(어쩌면)포스트시즌 중 오늘이 가장 중요한 경기다. 이 한판으로 끝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서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밴헤켄을 내세웠다.
필승을 외치고 긍정적인 밑그림만 그렸다는 염 감독이다. 밴헤켄의 부진은 상상하지 않았다. 염 감독은 “밴헤켄이 5,6이닝은 책임져줄 것이다. 그 뒤로 필승조 삼총사(한현희, 손승락, 조상우)를 차례로 내세울 계획이다”라며 “밴헤켄의 조기 강판도 생각조차 안 했다”라고 강한 믿음을 보였다.
↑ 넥센의 앤디 밴헤켄이 7일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목동)=천정환 기자 |
밴헤켄은 그 믿음에 보답했다. 상당히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쳤다. 시즌 막바지 뜨거웠던 SK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4회까지 ‘노히트’였다. SK 타자들은 밴헤켄의 공을 제대로 치지 못했다. 밴헤켄의 속구와 변화구 모두 위력적이었다.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낙차 큰 포크볼로 삼진을 잡았다.
출발이 좋지 않기는 했다. 1회 선두타자 이명기를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시켰다. 2회와 3회에도 선두타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밴헤켄은 무결점 투구를 펼쳤다. 견제로 주자를 아웃시키거나 내야 땅볼 유도로 한 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기도 했다. SK의 공격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하지만 5회부터 삐걱. 정규시즌에서 5회가 썩 좋지 않았던(피안타가 35개로 가장 많다) 밴헤켄은 이날도 그랬다. 앤드류 브라운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게 홈런. 바깥쪽 낮게 던지려던 126km 포크볼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한방을 맞았다. 실투였다.
첫 반격에 성공한 SK 타자들은 밴헤켄을 구석으로 몰아세웠다. 박정권의 2루타에 김성현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역전 위기. 정상호의 스퀴즈 번트 시도를 잘 처리하며 탈출하는가 싶었지만 밴헤켄은 나주환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좌익수 박헌도의 무리한 다이빙 캐치 시도에다 유격수 김하성의 3루 송구가 나주환을 맞고 굴절되면서 추가 실점이 1점이 아닌 2점이 됐다.
↑ 넥센의 밴헤켄이 7일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5회 브라운에게 동점 홈런을 맞은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목동)=천정환 기자 |
반면, 김광현은 초반 대량 실점 위기를 극복하더니 ‘언터쳐블’이 됐다(5이닝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 에이스 싸움의 힘겨루기는 살짝 기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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