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이상철 기자] 2015년 가을야구의 시작을 알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그 첫 판부터 혈투였다. ‘오늘까지’ 하려는 넥센이나 ‘내일까지’ 하려는 SK는 치열하게 싸웠다. 각 9번의 공격 기회로는 승부를 가리기 어려웠다. 포스트시즌 49번째 연장.
외나무다리에서 마주한 두 팀은 서로의 예상대로 접전을 펼쳤다. 1점을 뽑기가 힘들었고, 그 1점을 지키기도 힘들었다. 균형은 좀처럼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넥센이 밴헤켄의 노히트 호투 속에 초반 흐름을 잡았으나 SK가 5회 들어 반격에 성공, 승부를 뒤집었다. 정반대로 SK 마운드에 당하던 넥센이 7회 높은 집중력 속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에이스끼리 힘겨루기는 김광현의 근소한 우세. 김광현은 1회말 볼넷 4개(역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볼넷 타이)를 남발하면서도 1실점으로 막았다. 3회부터는 변화구의 위력을 되찾으며 넥센 타선을 꽁꽁 묶었다. 반면, 밴헤켄은 5회초 브라운의 홈런으로 노히트가 깨진 뒤 흔들렸다. 완벽했던 1~4회와 달리 5~7회는 줄타기를 했다.
↑ 넥센의 스나이더가 7일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3-4로 뒤진 11회 동점 2루타를 쳤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그러나 타격전은 여기까지. SK는 6회부터, 넥센은 8회부터 침묵했다. 전광판의 이닝별 득점 칸에는 0으로 가득했다. 득점이 났던 이닝은 딱 3번이었다. 양 팀 합쳐 9회까지 안타 14개와 4사구 10개가 쏟아졌으나, 정규이닝에서 승자는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부터 1점 승부였다. 실점은 곧 치명타가 됐기에 매 이닝이 승부처였다. 잘 치기도 해야 하나 잘 막아야 했다. 본격 불펜 싸움이었다.
SK보다 일찍 가동된 넥센은 살얼음판을 걸었다. 매 이닝 타자가 출루했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간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번번이 득점 실패. SK 타선이 답답하게 느껴질만큼 넥센 불펜은 단단했다. 짧든 길든, 맡은 바 임무를 다 했다.
SK 또한 9회부터 전유수를 시작으로 불펜이 가동됐다. 정우람은 9회 2사 마운드를 밟았다. 승부수였다. 그의 위력적인 공에 넥센 타선은 힘을 못 썼다.
연장 들어서도 0의 행진. 넥센의 7회말 득점 이후 멈췄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끝장 승부가 아니다. 연장 15회까지만 열린다. 그 끝에 다다르면 불리한 건 SK였다. 무승부도 SK에겐 패배였다.
경기가 길어질수록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마련. 연장 11회초, 마침내 네 번째 득점이 나왔다. 균열이 생긴 건 넥센 불펜. 손승락, 조상우에 이어 바통을 넘겨받은 한현희는 11회에만 무려 39개의 공을 던졌다. 좋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폭투를 범하며 불안하더니 포일까지 나왔다. 그 실수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앞서 대타 박재상의 내야 땅볼을 병살타로 만들지 못한 게 부메랑이 됐다. 5회초와 마찬가지로 SK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넥센은 앞서 실수 뒤 만회할 기회가 찾아왔다. 세 번의 기다림 끝에 그랬지만, 이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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