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지난해에는 우리가 제일 먼저 범가너를 만났을 뿐이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감독은 시즌 내내 지난해 플레이오프 얘기가 나오면 이 같은 말을 했다. 그 정도로 지난해 매디슨 범가너의 역투에 완봉패로 당한 아픔은 컸다.
그리고 8일(한국시간) 벌어진 와일드카드 단판 승부. 허들 감독은 마치 지난해로 되돌아 간 듯한 착각을 느꼈을 것이다. 피츠버그는 또 한 번 단판 승부에서 상대 에이스에게 무릎 꿇었다. 이번에는 제이크 아리에타다.
↑ 지난해 매디슨 범가너였다면, 올해는 제이크 아리에타다. 사진(美 피츠버그)=ⓒAFPBBNews = News1 |
상대 선발 아리에타를 막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아리에타는 이날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아리에타가 압도적이었다면, 반대로 피츠버그는 무기력했다. 초반 기선제압에 실패했다. 선발 게릿 콜이 초반 4실점하는 사이, 피츠버그 타자들은 1회 앤드류 맥커친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이후 10명 연속으로 아웃됐다.
5회 프란시스코 서벨리가 이날 경기 첫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했지만, 잔루에 그쳤다. 6회 제일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대타 트래비스 스나이더의 안타, 조시 해리슨의 몸에 맞는 공, 이어진 앤드류 맥커친 타석 때 유격수 실책으로 1사 만루를 만들었다.
아리에타를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 그러나 4번 타자 스탈링 마르테가 찬물을 끼얹었다. 유격수 앞으로 가는 평범한 땅볼 타구를 때렸고, 유격수-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를 만들었다. 최악의 결과.
1회 “아리에타!”를 연호하며 상대 선발에 대한 ‘이름 공격’에 들어갔던 4만 889명의 관중들은 6회 만루에서 이날 경기 들어 가장 큰 목소리를 냈지만, 1루에서 아웃이 확정되는 순간 일제히 침묵에 빠졌다. 대신, 1루 내야 관중석에 듬성듬성 자리한 푸른 옷을 입은 컵스팬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7회초 컵스 공격 때 아리에타가 사구에 맞으며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지만, 아리에타를 흔들지는 못했다. 피츠버그는 바로 이어진 7회말 서벨리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1사 1루에서 대타 아라미스 라미레즈가 병살타를 때리며 또 한 번 땅을 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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