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최성국 / 전 축구 국가대표
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 연루
프로축구연맹, 자격 정지 처분 (보호관찰 5년)
-앵커
여기까지 나오시기에 참 힘들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이렇게 용기를 내주셨습니까?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지나간 일은 반성을 하면서 살고 있고 제 문제로 인해 또 다른 후배들이 그런 큰 영향을 받지 않게끔 하기 위해서 좀 용기를 내서 나오게 됐습니다.
-앵커
아픈 얘기이지만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벌써 6년 전인데 그때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나와서 뭐 천천히 뛰기만 하면 된다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저는 솔직히 이제 경기를 뛰지 않았지만 선배가 계속 해 달라고 부탁을 하더라고요.
-앵커
저는 조금 이해가 안 되는 게 부탁을 했다고 하면 그 사람이 뭔가 이익을 보겠다는 얘기 아니었겠어요?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저희 팀 이제 2군 경기 못 뛰었던 선수들이 나가는 경기 선수들한테 몇 명한테 이야기 좀 해 달라고, 나가서 경기 좀 천천히 뛰면 자기가 그 선수한테 용돈을 주겠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도박에 대해서 잘 몰랐었던 상황이었고 그냥 맨 처음에 계속 거절을 했는데 계속 부탁을 하기에.
-앵커
이런 것을 여쭤봐서 죄송하지만 용돈을 어느 정도 준다고 하는데 선수들이 넘어가게 된 건가요?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그때 당시에는 저희한테 300만 원씩 준다고 그랬어요.
-앵커
한 사람당?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네.
-앵커
한 경기에?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네.
-앵커
최 선수가 이렇게 승부조작한 경기에 뛴 경우도 있습니까?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저희가 경기를 열심히 하다 보니까 비기게 됐어요.
-앵커
2군 선수들이?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네, 그래서 비비게 되니까 그쪽 형이 전화가 계속 오면서 큰일 났다, 계속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이제 뭔가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죠. 그리고 그다음부터는 그분이 아닌, 그 형님이 아니고 다른 중국에서 온 분들이 이제 저한테 협박을 계속 하게 됐죠.
-앵커
그렇게 승부조작에 연루가 되게 된 게 몇 경기나 됩니까?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그러니까 1경기에서 잘못, 뭐 그때 비기가 돼서 1경기, 2경기, 총 2경기였죠.
-앵커
아, 선수들이 보통 승부에 대한 굉장한 집착이나 의욕이 있지 않습니까?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네.
-앵커
그런데 그것을 그런 부탁이나 아니면 뭐 용돈과 바꿀 수 있나요?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어떻게 얘기를 했었냐 하면 저희가 컵대회 꼴찌였고 그리고 붙는 팀이 1등이었었는데 선배가 이제 너희가 어차피 나가도 질 건에 그냥 가서, 가서 경기를 하면 질 거니까 그건 용돈을, 조금만 더 천천히 뛰면 용돈을 주겠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었어요.
-앵커
그 사람은 천천히 뛰면 된다고 하니까 사실은 지라는 뜻이었는데 선수들은 그냥 곧이곧대로 천천히만 뛰면 되려니라고 생각을 순진하게 했었군요.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네, 뭐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얼마 전에 우리 최 선수한테 협박을 했던 브로커에게 실형이 선고됐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뭐라고 협박을 하던가요?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저를 부르더라고요. 그 호텔 어디로 올라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서, 들어갔는데 한 8명 정도가 계시더라고요, 그 안에.
-앵커
그런데 뭐 그런 협박도 받았다고 하던데요. 자살골이라도 넣어라. 퇴장이라도 당해라.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일부러 페널티킥이라도 주든지, 이렇게 하면 되지 않느냐, 계속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데 경기장 들어가면 또 쉽지 않은 상황들이 펼쳐지니까.
-앵커
팬들의 싸늘한 시선도 견디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정말 죽고 싶을 정도의 그런 시기도 되게 많았는데 계속 꿋꿋하게 버텼던 건 제 잘못을 한번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오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계속 운동을 하면서 버텼던 것 같아요.
-앵커
아, 그러면 지금 제명당한 이후에도 축구 연습은 하셨다는 건가요?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네, 매일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이라도 그라운드에 나가고 싶다는 말씀이십니까?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한 분이라도 찾으시는 분이 있다면 좀 운동장에서 다시 한 번 사죄하는 마음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서 그냥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앵커
그런데 제명당하고 나서 얼마 있다가 다시 또 복귀가 가능한 건가요?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연맹에서 징계는 5년을 받았어요. 그래서 내년이 5년째인데.
-앵커
그러면 내년에 나이가 그래도 30대 중반이 거의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좀 축구선수로서는 좀 힘든 나이 아닐까요?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조금 1분이라도 그라운드에서 뛰고, 그래도 복귀했다는 마음으로 은퇴를 해야 나중에 애들도 가르칠 때 좀 당당하지 않겠느냐 생각 때문에.
-앵커
자, 후배 선수들에게, 꼭 축구만이 아닙니다. 다른 스포츠에 있어서도 그런 검은 손길이 올 수 있는데 그분들에게 뭐라고 얘기를 해 주고 싶으세요?
=최성국 전 축구 국가대표
징계 때문에 그라운드에 못 서는 이 마음을 겪어보지 않으면 잘 모르겠지만 만약에 그런 손길이 온다면 가까운 동료나 선배나 이런 분들한테 우선 이야기를 해서 같이 상의를 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아주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