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달콤한 하루 휴식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준플레이오프(준PO)를 준비한다. 다음 상대는 정규시즌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였던 두산 베어스다. 이젠 전쟁이다.
넥센과 두산의 준PO 만남은 낯설지 않다. 2년 전인 2013년 준PO에서 화끈하게 맞붙은 경험이 있다. 당시 넥센은 1, 2차전을 모두 잡으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으나 두산에 1~3차전을 내리 내주는 역스윕을 당했다. 잊을 수 없는 뼈아픈 패배였다.
두산은 말 그대로 ‘미라클’ 시즌이었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두산은 준PO 5경기에 이어 PO 4경기를 치른 뒤 한국시리즈 7경기의 혈전을 벌이며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포스트시즌에서만 총 16경기 9승7패를 기록하는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킨 시즌이었다.
↑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포스트시즌 한 방을 터뜨릴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넥센은 연장 11회까지 가는 총력전으로 체력 소모가 컸으나 이틀의 휴식을 얻어 큰 타격은 없다. 다만 선발이 약한 넥센으로서는 에이스 앤디 밴헤켄을 준PO 1차전에 투입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달라진 것은 또 있다. 넥센은 목동 안방이 아닌 잠실 원정서 1, 2차전을 갖는다. 준PO 분위기 싸움을 좌우할 중요한 첫 2경기. 타격에 우위를 보이고 있는 ‘넥센져스’로서는 불리한 조건이다.
가을야구는 투수놀음이다. 하지만 때론 한 방에 갈리곤 한다. 결국은 넥센 4번 타자 박병호에 달렸다. 넥센은 오매불망 박병호의 한 방이 터지길 바라고, 두산은 필사적으로 박병호의 한 방을 막아야 한다.
박병호는 가을야구의 기억이 좋진 않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에서 15경기 타율 2할1푼4리 3홈런 5타점 11사사구 16삼진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는 타율 1할4푼3리(21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에 그쳤다.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달성한 4번 타자의 성적으로는 초라하다.
올해도 가을야구의 느낌이 상쾌하진 않다. 지난 7일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볼넷 2개를 얻어냈으나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삼진도 2개를 당했다. 한 방이 나오기 힘든 이유도 있다. 투수전 양상으로 펼쳐진 총력전에서 상대 투수가 박병호에게 좋은 공을 주긴 부담스럽다.
하지만 넥센은 우승을 목표로 포스트시즌에 뛰어 들었다. 박병호가 터져야 목표를 향해 다가갈 수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홈런 1~2방만 터져주면 좋고, 박병호가 쳐주면 더 좋겠다”며 은근히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병호와 두산의 준PO 시리즈를 눈여겨봐야 할 이유는 있다. 박병호의 자신감이다. 박병호는 2년 전 두산과의 준PO 5차전에서 0-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말 2사 후 극적인 동점 스리런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짜릿한 기억이 있다. 상대 투수는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였다. 당시 연장전서 패했지만, 역사에 남을 만한 명장면이었다.
박병호는 올 시즌 두산전에서도 강
가을야구는 투수놀음이다. 넥센의 가을야구는 박병호 놀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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