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절치부심했던 중심타자 민병헌이 맹활약으로 두산 베어스의 2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민병헌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6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2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맹활약으로 팀의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1,2차전을 내리 승리로 가져간 두산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전날 여러 득점 기회를 놓치며 흔들렸던 아쉬움을 완벽하게 털어버린 맹활약이었다. 2타수 2안타 1타점 2볼넷 100% 출루의 특급활약. 1회 선제 타점을 올렸고, 5회 팀의 결승점 과정에서도 안타로 기여했다. 이어 8회도 귀중한 볼넷을 고르며 경기 내내 활약했다.
전날과 비교하면 더욱 밝은 빛이 두드러졌다. 10일 1차전서 민병헌은 3번 중책을 맡았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볼넷 1개를 얻었고 땅볼로 1타점도 올렸지만 3회 병살타를 때리고, 9회 1사 만루 기회를 놓치는 등 찬스마다 침묵했다.
↑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자책으로 끝나지 않았다. 피칭머신의 연습구를 그야말로 수백개를 쳤다. 민병헌은 “어제만 한 500개 정도는 쳤던 것 같다. 오늘까지 수백개는 쳤다. 야구가 이렇게만 해서 잘된다면 다행인데...”라며 “만약 쉰다고 될 일이었으면 쉬었겠지만 그렇게도 해봤지만 안됐고, 설령 잘 안되더라도 후회는 없는 그런 기준으로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틀 동안 훈련을 더 지독하게 한다고 타격감이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심적으로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민병헌의 방식이었다.
“스스로 급해졌다”고 문제를 진단한 민병헌은 오히려 마음을 내려놨다. 민병헌은 “내가 못하더라도 팀만 이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하려고 한다”며 “만약 계속 너무 극심하게 내가 못한다면 잘맞고 있는 건우도 있기 때문에 팀 승리에만 초점을 맞추고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해야겠다”고 했다.
하지만 끝내 그 독기와 자존심만은 놓지 않았던 민병헌이었다. 11일 6번으로 타순이 내려왔다. 하지만 활약만큼은 중심타자가 부럽지 않았다. 1회 2사 만루서 침착하게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이어 3-3인 3회에는 2사에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려 포스트시즌 첫 안타도 신고했다.
↑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8회 1점차 리드에서 선두타자로 들어서 귀중한 볼넷을 골라 또 한 번 공격의 물꼬를 텄다. 비록 후속 타선이 터지지 않아 추가점은 내지 못했지만 그걸로도 충분했던 민병헌의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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