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벼랑 끝까지 몰렸다. 넥센 히어로즈가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먼저 2패를 당했다. 넥센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모두 내주고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우는 40%(5번 중 2번). 높은 확률은 아니다. 이틀 연속 강한 마운드로 승리를 챙긴 두산과는 달리 넥센은 투타에서 만족스럽지 못하다.
10일 1차전에서 손승락, 한현희 조상우 등 필승조를 모두 내세우고도 연장 10회 승부 끝에 3-4로 역전패했다. 특히 조상우는 48개의 공을 던지고도 9회 동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 넥센 히어로즈가 11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하영민이 등판했지만 ⅓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으로 흔들렸다. 결국 넥센은 손승락(2⅔이닝)과 한현희(1이닝)를 다시 선택했지만 한 점차 패배의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투수진이 과부하가 걸린 것은 맞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며 제 몫은 다했다.
문제는 타선. 이날 넥센은 두산보다 한 개 많은 7안타를 때렸다. 그럼에도 이택근, 박병호, 유한준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10타수 무안타 2볼넷에 그쳤다. 중심타선에서 안타가 안 나오니 점수를 내기 쉽지 않다.
1차전에서 박병호가 홈런 한 방을 때리고 하위타선의 박동원이 이틀 연속 아치를 그리면서 활약했지만 아직 부족하다. 특히 SK 와이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11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는 유한준의 부진은 아쉽다.
1·2차전을 통해 ‘방망이의 팀’ 넥센의 본색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넥센은 정규시즌 팀 팀 타율 2할9푼8리로 삼성(3할2리)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그러나 무엇보다 넥센의 장기는 홈런. 정규시즌에 203개의 아치를 그려 이 부문 선두를 달렸다.
↑ 넥센 박병호가 11일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잠실에서는 아쉬운 기억을 남긴 넥센이지만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13일부터 홈인 목동구장으로 옮겨 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넥센의 전체 홈런 중 53%(117개)가 목동에서 쏟아졌다. 이제 뒤돌아 볼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가 안방에서 뒤늦게 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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