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짜릿했던 두산의 지난 주말이었다. 전쟁과도 같은 치열한 분위기에서 기분 좋은 2승을 먼저 땄다. 하지만 여전히 더그아웃에서 숨죽인 채 있던 선수가 있다. 단 한 타석의 기회도 못 받을지는 예상 못했다. 반등을 위한 희망은 상대 에이스의 저격카드로 나서는 것. 바로 두산 외국인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29)의 이야기다.
로메로는 올 시즌 정규 리그 중반 잭 루츠의 대체 선수로 영입돼 76경기 출장 타율 2할5푼3리 12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 두산 외국인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의 포스트시즌은 춥디 춥다. 사진=MK스포츠 DB |
팀 외국인 타자의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 여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 자체가 로메로의 위상을 말해줬다. 김태형 감독도 지난 2경기 지명 타자 자리에 홍성흔과 박건우를 기용했다. 로메로를 위한 자리는 없었다.
1차전에서 기회를 받을 뻔 했다. 지난 10일 경기에서 연장 10회 3-3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 1사 후 최주환의 2루타가 나오면서 두산의 끝내기 찬스가 왔다. 상대 마운드에는 좌완 투수 김택형이 올라온 상황. 사실 김 감독은 왼손 투수를 상대로 로메로 카드를 꺼내고자 했다. 올 시즌 우투수(타율 2할4푼6리)보다 좌투수(타율 2할8푼3리)에 확실히 강한 로메로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로메로 카드를 이내 접었다. 이날 더스틴 니퍼트의 선발 등판과 앤서니 스와잭의 구원 등판으로 로메로의 출전이 불가한 상황이었기 때문. 경기에 몰입한 김 감독이 미처 이를 생각지 못했다. 그래도 대신 투입된 박건우가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다만 로메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어야 했다.
↑ 두산 외국인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에게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기회의 순간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김 감독도 로메로의 기용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로메로가) 목동에서는 잘 했고 밴헤켄에게도 잘 쳤긴 했더라”고 여운을 남겼다. 로메로는 올 시즌 목동구장에서 5경기 출장해 타율 2할7푼3리(22타수 6안타) 3홈런 7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밴헤켄을 상대로도 타율 3할7푼5리(8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로메로를 밴헤켄의 ‘저격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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