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준플레이오프 4차전)
뚝심의 두산이 7점차 열세를 뒤집는 막판 대역전 드라마로 준플레이오프를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넥센을 따돌린 두산은 오는 18일부터 펼쳐질 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 2위 NC의 맞상대가 됐다.
이로써 두산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던 NC 김경문감독과 두산 김태형감독은 후배 김태형감독의 사령탑 첫해인 올해, 지난 3월29일의 시즌 개막전에서 맞붙은 데 이어 ‘가을야구’에서도 운명적으로 맞붙게 됐다.
↑ 두산이 14일 준PO 4차전을 9회 대역전극으로 마무리하면서 넥센을 따돌리고 3승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기적같은 역전승 후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6회까지 2-9로 크게 뒤졌던 두산은 7회 2안타와 상대실책, 폭투를 묶어 2득점, 차분한 추격을 시작했다. 8회 3루타를 치고 나간 허경민을 땅볼로 불러들여 5-9까지 추격한 두산은 ‘베어스 야구’의 정수를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이었던 9회에 펼쳐보였다.
오재원 김재호가 한현희에게 연속 2안타를 때려낸 뒤 1사 1,3루에서 기어이 조상우를 끌어낸 두산은 허경민의 1타점 좌전안타로 1점을 추가한 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4번 김현수의 2타점 적시타, 5번 양의지의 2루타로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흔들린 스물한살 조상우는 이후 폭투로 한 점을 더 내줘 9-11의 스코어를 뒤로 하고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사실 경기 초중반의 행운은 넥센 쪽에 있는 듯 보였던 경기다.
양훈(넥센)과 이현호(두산)의 ‘영건’ 카드로 맞불을 놓은 두 팀의 이날 승부는 묘하게 흘렀다. 초반부터 정타를 허용하며 불안해보였던 쪽은 양훈, 깔끔하게 1회를 출발한 쪽은 이현호였지만 2회 똑같이 2점씩을 주고받으며 승부를 가르지 못했고, 4회말 선두타자 유한준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이현호가 오히려 먼저 강판되고 말았다. 넥센은 이후 6회까지 노경은-윤명준의 불펜을 두들겨 박동원이 2타점 2루타 두개(4회, 5회), 박병호가 1점홈런(5회)과 1타점 적시타(6회) 등을 터뜨리며 9-2까지 앞서나갔다.
중반까지 리듬을 탄 넥센의 공격에 비해 두산은 자꾸 스텝이 꼬였다. 3회부터 5회까지 3이닝 연속 선두타자가 안타로 출루했으나 3이닝 연속 병살타가 나오며 찬물을 뒤집어썼다.
그러나 후반 다시 한번 흐름이 바뀌면서 넥센이 7회 이후 진야곱 오현택 이현승에게 안타조차 추가하지 못하는 사이, 두산은 차곡차곡 추격점수를 쌓았고 끝내 9회 대역전극을 마무리했다.
4차전을 포함, 두산이 승리한 준PO 3경기에 모두 등판해 1승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의 완벽한 '뒷문지기'로 버틴 두산 이현승은 준PO MVP에 뽑혔다.
잠실구장에서 2연패후 홈 목동구장으로 돌아와 전날 반격의 첫승에 성공했던 넥센은 이날도 타선의 회복세에 힘입어 강력한 항
내년 고척돔으로 홈구장 이전이 확정된 넥센은 이로써 목동시대를 마무리했다. 7점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9회 대역전패한 통한의 1패가 목동구장을 떠나는 넥센의 마지막 뒷모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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