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윤진만 기자] FA컵 4강을 이틀 앞둔 지난 12일 인천 골키퍼 유현은 훈련 중 허리를 삐끗했다.
유현은 "그저께 운동하다 허리 근육이 뭉쳤다. 병원에 가서 근육 이완제를 맞았다. 어제오늘 마사지도 받았다"고 14일 전남전을 마치고 말했다.
이동원 구단 트레이너는 "다치고 나서는 오늘 아침까지 허리를 움직이지 못할 정도였다"며 "금일 오전까지 지속적으로 마사지를 하고서 조금 괜찮아졌다"라고 귀띔했다.
조수혁이 지난 4일 성남FC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후방 십자인대를 다쳐 장기간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 이태희에게 맡기기엔 대회 비중이 너무 큰 감이 있었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유현이 꼭 필요했다. 부상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경기 당일에서야 결론이 났다. ’선발 출전 가능.’
↑ 수비에 유현이 있었다면 공격에는 케빈이 있었다. |
아픈 선수에게 ’부상 투혼’을 강요한 건 아니었다. 유현 본인이 출전해도 괜찮다는 의사를 코치진에 전달하면서 출전이 성사했다.
어렵게 장갑 꼈다고 경기 중 자리만 지키지 않았다.
전반 32분 프리킥에서 비롯한 스테보의 문전 앞 슬라이딩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았다. 스테보와의 충돌로 고통을 호소했으나, 금세 떨치고 골문 앞에서 양팔을 벌리고 섰다.
전남은 유현이 지키는 골문에 결국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인천이 연장전에서 윤상호 케빈의 연속골을 묶어 2-0 승리했다.
김도훈 감독은 "또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경기를 앞두고 유현이 많이 아팠다.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맡은 역할을 다 해줘서 고맙다"고 감사 메시지를 전달했다.
유현은 단순히 부상을 무릅쓰고 출전한 선수 1인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인천 팀의 축약체로 볼 수 있었다. 만약 다른 포지션 선수가
미드필더 김도혁은 "누구도 절실함을 이길 수 없다. 쉽게 해내지 못할 일 또 저지르겠다"며 31일 서울과의 FA컵 결승전 승리로 사상 첫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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