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서민교 기자] 두산 베어스의 ‘핵’으로 떠오른 김현수(27)에 대해 적장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두둔을 하고 나섰다. 왜 그랬을까. 애제자를 아끼는 마음도 크지만, 함께 아픔을 겪었던 씁쓸한 기억도 있었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지난 9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핵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키플레이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스스로 자신을 꼽은 것. 이어 17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도 ‘핵’ 발언은 계속됐다.
↑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옛 제자 두산 김현수에 대해 격려의 말을 남겼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
너무 강렬했던 순간의 기억은 김현수의 가을 발목을 잡고 있었다. 이후 김현수는 가을 축제를 마음껏 즐기지 못했다.
김현수는 올해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은 2할1푼4리에 머물렀으나 결정적 순간 제 역할을 했다. 볼넷 3개를 포함해 4타점 2득점을 올렸고, 병살타는 없었다.
김경문 감독이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더그아웃 미팅을 하고 있는 사이 김현수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김 감독은 김현수를 바라보며 “쟤랑 참 많이 올라가서 많이 울었다”며 농담을 던졌다. 이어 김 감독은 “현수가 울었으면 감독인 나는 어땠겠나?”라며 웃었다.
김 감독도 김현수의 미디어데이 ‘핵 발언’을 잘 알고 있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현수가 한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걸 당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잊으려 해도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축제를
하지만 이젠 적으로 맞붙었다. 김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서는 내가 선수를 울리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다. 감독은 선수들이 길을 못 찾았을 때 도와주는 역할일 뿐이다”라고 돌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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