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지난 18일 NC가 모두를 갸우뚱하게 만든 건 9회였다. 선발진의 한 축인 10승 투수인 이재학이 구원 등판했다. 이재학은 3타자를 상대로 안타 1개와 볼넷 1개, 그리고 병살타 1개를 기록했다. ⅔이닝 무실점으로 지난해 포스트시즌 부진(평균자책점 31.50)을 어느 정도 씻었다.
NC는 이날 투수 8명을 투입했다. 해커가 가장 긴 4이닝을 책임진 뒤 5회 이후 NC의 불펜은 상당히 바빴다. 두산이 니퍼트 한 명으로 버틴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전반적인 투수 점검 차원이었다. 김경문 감독도 여려 투수를 기용해 19일 2차전을 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NC는 불펜으로 이민호(5회), 임정호(6회), 김진성(7회), 이혜천(7회), 최금강(7회), 이재학(9회), 임창민(9회)을 내세웠다. 이 7명 가운데 이재학이 특별한 건 그가 선발투수이기 때문이다.
↑ NC의 이재학이 18일 플레이오프 두산과 1차전에 9회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
시즌 초반 부진을 겪었으나 후반기 들어 안정세를 취하며 7승(13경기)을 쓸어 담았다. 평균자책점(4.55→3.72)과 피안타율(0.253→0.236), 4사구(41→26), 탈삼진(50→66) 등 기록도 훨씬 좋았다.
포스트시즌은 ‘몇 명’의 선발투수만 두고 총력전을 펼치는 게 일반적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은 3명(양훈, 피어밴드, 밴헤켄), 두산은 4명(니퍼트, 장원준, 유희관, 이현호)을 선발투수로 활용했다. 이재학은 포스트시즌에서 NC의 선발투수 자원으로 꼽혔다. 그런데 불펜 기용을 했으니 의아할 수밖에.
NC는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11명의 투수를 등록했다. 1차전에 등판하지 않은 건 스튜어트, 이태양, 손민한이었다. 31세이브의 마무리투수인 임창민도 1타자(김현수 삼진 5구)를 상대하러 마운드에 올랐다.
스튜어트는 2차전 선발투수로 내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프로 데뷔 첫 10승을 거둔 이태양은 시즌 막바지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자연스레 해커, 스튜어트, 이태양의 선발 로테이션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김 감독은 선발진을 확정하지 않았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이재학도 불펜 자원으로 고정시키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재학의 선발 등판을 예고했다. ‘공이 좋다’는 전제 아래. 이재학이 1차전에 던진 공은 딱 10개였다. 몸 풀기 차원에 가깝기도 했다. 물론, 불펜으로 폭넓게 활용하기 위함도 있다.
NC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이재학-해커-찰리-웨버 순으로 선발 등판시켰다. 4명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렸다. 올해도 그 체제를 유지할 지에 대해 김 감독은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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