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서민교 기자] “욕을 먹더라도 밀어붙이는 것이 감독이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결국 선수들을 움직였다.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안타 빈공에 0-7로 완패한 뒤 선발 라인업을 바꾸지 않았다.
김 감독은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어제와 라인업은 똑같다. 이 선수들이 쳐야 된다. 감독은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욕을 먹더라도 밀어붙이겠다”며 “선수들이 1차전을 마친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NC 다이노스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짜릿한 역전승으로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돌렸다. 승리를 거둔 NC 김경문 감독이 홈 팬들에게 모자를 벗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
이날 경기는 명품 투수전이었다. NC 선발 재크 스튜어트와 두산 선발 장원준이 환상적인 피칭으로 맞붙었다. 7회까지 무실점으로 팽팽히 맞섰다.
먼저 0의 균형을 깬 팀은 두산. 스튜어트가 8회초 1사 후 오재원에게 통한의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스튜어트가 9이닝 동안 내준 3개의 안타 중 하나가 선제 홈런으로 이어진 것. 스튜어트의 투혼이 허무해질 시점에 NC 타선이 움직였다.
NC는 0-1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 손시헌이 바뀐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귀중한 기회를 만든 결정적 안타였다. 이날 멀티히트로 자신의 역할을 다한 손시헌은 대주자 최재원과 교체됐다. 김 감독의 믿음에 충분히 보답한 뒤였다.
이후 NC는 지석훈이 좌측 펜스 깊숙한 적시 2루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지석훈은 김태군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했다. 이후 김 감독의 절묘한 한 수가 나왔다. 김성욱 타석 때 3볼 이후 3루 주자 지석훈이 스타트를 끊은 것. 흔들리던 함덕주는 너무 높이 던져 어이없는 폭투를 저질렀고, 그 사이 지석훈이 홈을 훔쳤다. 극적인 2-1 역전 드라마가 써진 순간이었다.
NC는 1차전 완패 뒤 2차전 극적인 역전승으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막판 집중력과 김 감독의 절묘한 한 수가 어우러진 짜릿한 작품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어제보다 선수들이 편하게 느껴졌다. 초반 병살타가 나왔는데도 역전승으로 1승1패를 거둬 홀가분하게 3차전에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의 부담감도 많이 덜어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8회 역전을 위해 한 번 승부를 걸었다. 처음엔 번트를 생각했다가 카운트가 유리해져 승부수를 던졌는데 운 좋게 안타도 나오고 잘 들어맞았다.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기뻐했다.
↑ 19일 창원 마산구장서 열린 "2015 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경기, 2회말 1사에서 NC 손시헌이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하고 있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