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김근한 기자] 두산 투수 함덕주(20)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됐다. 물론 좋은 의미는 아니다. 1995년 생 어린 좌완 투수는 포스트시즌의 무거우면서도 들끓는 분위기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삐끗해서 넘어진 정도가 아니라 너무나도 크게 와장창 무너졌다.
두산은 지난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KBO 플레이오프 NC와의 2차전서 1-2로 패했다. 하루 전날 거둔 7-0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 승부는 다시 원점이다.
이날 7회까지 양 팀의 ‘0’의 행진은 계속 됐다. NC 선발 투수 재크 스튜어트가 압도적 구위로 상대를 제압했다면 두산 선발 투수 장원준은 초반 위기를 극복한 뒤 맞춰 잡는 투구로 경기를 이끌었다. 살얼음판은 8회 ‘캡틴’의 한 방으로 깨졌다. 포스트시즌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오재원의 예상치 못한 선제 솔로 아치였다.
↑ 두산 투수 함덕주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
하지만 생각대로만 흐르지 않는 것이 야구였다. 함덕주는 선두 타자 손시헌에게 안타를 맞고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마산구장의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후 함덕주는 NC 벤치의 능수능란한 작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먼저 지석훈의 타석에서는 런앤히트 작전에 당했다. 번트 모션을 취하고 있던 지석훈에 던진 가운데 138km 빠른 공은 좌익선상을 타는 적시 2루타로 연결됐다. 김태군의 희생 번트로 계속된 1사 3루 위기. 이번에도 김경문 NC 감독은 한 점을 위한 스퀴즈에 승부수를 걸었다. 함덕주는 3루 주자의 움직임을 느꼈다. 하지만 이미 팔은 얼어붙은 상태였다. 공은 허망하게도 포수 최재훈의 머리를 훨씬 넘는 폭투로 이어졌다. 결국 이 득점은 결승점이 됐고 두산은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함덕주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중요한 순간 크게 넘어진 적은 없었다. 올 시즌 7승 2패 16홀드 2세이브를 기록, 두산의 필승조로 단단히 자리매김했다. 시즌 내내 김 감독의 입에서 함덕주는 필승조에 속했다. 그만큼 믿음이 컸다.
하지만 팀의 한 시즌 농사 결과가 한 경기마다 달려 있는 포스트시즌에서 함덕주는 크게 무너졌다. 팀의 미래였기에 받아들여야 할 운명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함덕주는 팀의 미래고 그대로 밀어 붙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문제는 함덕주의 심리적인 회복 여부다. 이미 결과는 씁쓸한 패배로 마무리 됐다. 이 한 경기로 시리즈가 끝난 것은 아니다. 남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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