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서민교 기자]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시리즈가 안갯속 국면이다. 두산이 먼저 웃은 뒤 NC가 회심의 미소를 날렸다.
가을야구는 분위기 싸움이다. 바뀐 흐름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한국시리즈로 가는 문을 열 수 있는 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지난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완봉승을 앞세워 7-0으로 NC를 제압했다. 홈런 세 방으로 승부를 갈랐다. 두산이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대역전극의 분위기를 그대로 마산구장으로 가져온 결과였다.
↑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NC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빠져 나오고 있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
↑ 역전패를 당한 두산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속에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고 있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
NC는 1차전에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승왕을 차지한 NC 에이스 에릭 해커가 4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고, 타선은 3안타 빈공으로 침묵했다.
오히려 여유가 있었던 쪽은 두산이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두산이 넥센에 7점차 역전승을 거두면서 타선의 분위기가 우리보다 우위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두산 외야수 김현수도 분위기 싸움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현수는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둔 것이 타격보다 팀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린 것 같다. 더 여유가 생겼고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우린 항상 이럴 때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성적의 차이도 두산을 편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두산은 3위, NC는 2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김현수는 “우린 밑에서 올라온 팀이다. 우리가 잃을 것이 뭐가 있나”라며 “더 긴장을 하고 더 부담스러운 것은 NC 선수들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지난 19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두산은 8회초 오재원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완전히 시리즈 분위기를 잡은 듯했다. 하지만 NC의 뒷심이 반전을 만들었다. NC는 0-1로 뒤진 8회말 극적인 2-1 역전에 성공해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NC는 1차전 니퍼트에게 완봉패(9이닝 무실점)를 당한 수모를 2차전 재크 스튜어트의 완투승(9이닝 1실점)으로 되갚았다. 양 팀 감독의 지략 싸움도 돋보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차전 6회말 2사 1, 2루 위기서 이종욱의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낸 내야 시프트로 재미를 봤고, 김경문 NC 감독은 2차전 8회말 무사 1루서 강공에 이은 스퀴즈로 승부수를 던져 짜릿한 역전승을 만들었다. 1, 2차전은 장군멍군이었다.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1일부터 열리는 3, 4차전은 잠실구장으로 옮겨 다시 맞붙는다
시리즈 주도권을 잡기 위한 분위기 싸움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3차전에서는 NC는 베테랑 투수 손민한을, 두산은 좌완 유희관이 선발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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