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축구에서 ‘유틸리티맨’은 다양한 위치를 소화하는 선수를 말한다. 개인능력의 출중함보다는 성실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유틸리티맨’ 권경원(23·알아흘리 클럽)이 너무도 중요한 순간 터진 아시아클럽대항전 데뷔골로 아랍에미리트(UAE)의 스타가 됐다.
알아흘리는 21일 알힐랄과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1차전 원정경기는 1-1로 비겼기에 합계 4-3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광저우 헝다-감바 오사카의 승자와 11월 7·21일 결승전을 치른다.
권경원은 4-4-2 대형의 중앙 수비수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미드필더 에베르통 히베이루(26·브라질)의 프리킥을 알힐랄 선수들이 걷어내지 못하자 이를 결승골로 연결했다. 원정 득점 열세로 탈락할뻔한 상황을 알아흘리의 승리로 뒤집은 것이다.
UAE 일간지 ‘스포츠 360’은 “드라마틱한 결승골”, “조용했던 홈구장을 축제로 만들었다”, “유틸리티맨이 이룩한 신화” 등의 표현으로 권경원을 칭찬하게 바빴다. 알아흘리는 1970년 창단 후 첫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진출이기에 감격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 권경원(앞)이 알힐랄과의 2015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홈경기 결승골을 기뻐하고 있다. 사진(UAE 두바이)=AFPBBNews=News1 |
전북 현대에서 2014-15 UAE 1부리그 후반기를 준비하는 알아흘리로 이적한 권경원은 팀 전술이나 경기 상황에 따라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군말 없이 오갔다. ‘유틸리티맨’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반면 프리킥을 찬 에베르통 히베이루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AC 밀란, AS 모나코 등의 관심을 받았던 특급용병이다. 전반 45분 2-0을 만드는 알아흘리 2번째 골도 에베르통 히베이루였다. 그러나 권경원의 결승골이 없었다면 에베르통 히베이루도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도전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권경원의 AFC 챔피언스리그 득점은 전북 현대 시절 5경기를 포함해도 이번이 처음이다. 2014-15 UAE 1부리그 25라운드 홈경기(1-1무) 선제골 이후 알아흘리 통산 2번째 골이기도 하다. ‘스포츠 360’의 반응만 봐도 결승 진출을 가리는 절박한 순간 권경원이 득점하리라는 기대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다. 권경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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