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최고령 선발승 손민한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어"
↑ PS 최고령 선발승/사진=MBN |
"한때는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젠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네요, 어떻게 생겼는지."
베테랑 투수 손민한(40·NC 다이노스)이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관록의 역투'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손민한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5전 3승제)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투수로 출전해 5이닝 동안 77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3볼넷 2실점(1자책)을 기록했습니다.
손민한의 호투에 타선의 불방망이가 더해지면서 NC는 두산을 16-2로 제압, 상대 전적 2승 1패로 한국시리즈에 한 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1997년 프로에 데뷔한 손민한은 아직 한국리시즈 우승 경험이 없습니다.
1975년 1월 2일생인 손민한은 이로써 포스트시즌 통산 최고령(40세 9개월 19일) 선발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기존 최고령 기록은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송진우가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40세 8개월 1일'이던 2006년 10월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현대 유니콘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때 선발승을 챙겼습니다.
손민한은 1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그는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1999년 10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 때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손민한은 "이 나이까지 중요한 경기 선발투수로 나설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기회를 주신 (김경문)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손민한과 유희관(29·두산 베어스)의 선발 맞대결에서 유희관의 우위를 점치는 시각이 조금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김경문 NC 감독은 "손민한이 경력도 좋고 지금 감이 좋다"며 "단기전에서는 느낌이 좋은 선수가 잘한다"고 신뢰를 드러냈습니다.
손민한은 기대에 부응했다. 정작 유희관은 6피안타 4실점(4자책)을 기록한 뒤 2⅓이닝 만에 강판당했습니다.
손민한은 이날 최고 시속 144㎞의 직구와 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포크볼로 두산의 강타선을 요리했습니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습니다.
1회에 정수빈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고 김현수, 오재원에게 잇따라 볼넷을 내주면서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후속타자 최주환을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유도해 실점 위기를 넘겼습니다.
손민한은 "편하게 풀어나가려고 했는데 막상 닥치니까 역시 큰 경기에서는 어쩔 수 없이 긴장하게 되더라"며 "1이닝을 마치고 나서 '왜 이렇게 긴장을 많이 했나'하고 자책했다"고 돌아봤습니다.
2회에는 정수빈에게 1타점 3루타를 얻어맞은 뒤 허경민의 땅볼 때 2루수 박민우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1점을 더 내줬습니다.
손민한은 "역전을 당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하고 내 걱정을 하느라 실책한 야수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실점은 거기까지였습니다.
손민한은 3회에 김현수를 1루수 땅볼, 오재원을 3루수 파울플라이, 최주환을 2루수 뜬공으로 삼자범퇴 처리했습니다.
4회 2사 1, 2루에서는 허경민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습니다.
이어 5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민병헌을 1루수 땅볼,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 오재원을 2루수 뜬공으로 물리쳤습니다.
그 사이 NC 타자들은 유희관과 불펜투수 노경은 상대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손민한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습니다.
손민한은 경기 초반 '사이드보다는 높낮이 면에서 스트라이크존이 넓은 것 같다'는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적극 참고했다고 했습니다.
손민한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것은 5-2로 앞선 6회말입니다. 그는 최주환 타석 때 물집이 잡힌 오른손 가운뎃손가락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손민한한테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이민호와 최금강, 임정
손민한은 올 정규시즌 26경기(19경기 선발)에서 11승 6패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 롯데 소속이던 2008년(12승 4패) 이후 7년 만에 두자릿수 승수를 챙겼습니다.
한 시즌에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KBO 리그 역대 최고령 투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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