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낮이 아닌 밤. 9이닝 114구를 던진 뒤 3일 휴식.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NC 다이노스 타선의 노림수는 많았다. 플레이오프 1차전 완봉패 수모를 되갚기 위해 독도 품었다.
NC는 지난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7로 완패했다. 니퍼트에게 철저히 봉쇄된 타선이 문제였다. NC는 단 3안타 빈공에 무득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초 이닝을 마친 두산 선발 니퍼트가 양의지에 사인을 보내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NC는 니퍼트에 당한 수모를 갚기 위해 해법 찾기에 돌입했다. 정규시즌 막판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를 떠올렸다. NC는 로저스에게 유일하게 2패를 안긴 팀이다. 구위가 뛰어난 로저스를 상대로 쉽게 방망이를 돌리지 않고 기다렸다. 로저스는 10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으나 NC전 2경기에서는 2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했다.
정규시즌과 구위과 확 달라진 니퍼트는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NC 이호준은 2차전에 앞서 “사실 벤치에서 니퍼트 볼을 보고 빠른 줄 몰랐다. 낮경기였기 때문에 느끼지 못했는데 타석에 들어서니 볼이 훅훅 들어오더라. 밤경기였다면 더 잘 보였을 것이다. 5차전까지 가면 니퍼트가 낮경기에 또 나올 텐데…”라며 경계했다.
두산이 시리즈 1승2패로 궁지에 몰리면서 니퍼트를 4차전 선발로 내보내는 승부수를 띄웠다. NC 역시 1차전에서 4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으나 66구로 투구수를 조절한 에이스 에릭 해커를 선발로 내세웠다.
3차전을 앞둔 NC 이호준은 “니퍼트가 1차전처럼 잘 던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준비했다. 1차전과는 다른 전략으로 나설 것”이라며 “로저스 때도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니퍼트는 역시 니퍼트였다. 짧은 휴식도 밤경기도 가을의 니퍼트를 가로막는 변수가 아니었다.
NC 타선은 니퍼트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1회초 첫 타석부터 꼬였다. NC 리드오프 박민우가 선 채로 3구 삼진을 당하면서 NC 타선 전체가 흔들렸다. 니퍼트는 공격적이었다. NC 타선이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았다. 결국 말렸다.
NC는 니퍼트를 상대로 단 2안타밖에 뽑아내지 못했고, 볼넷조차 얻지 못하며 또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박민우가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나성범-테임즈-이호준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도 8타수 무안타로 조용했다.
니퍼트는 7이닝 동안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치며 플레이오프에서 NC전 1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니퍼트는 2차전에서도 86구로 두 번째 완봉 페이스였지만, 3일 휴식 기간을 고려해 4-0으로 앞선 8회초 마무리 투수 이현승과 교체됐다.
니퍼트는 강렬한 인상을 다시 한 번 남기며 2승의 주역이 됐다. NC 타선은 철저한 준비에도 니퍼트에게 철저히 당했다. 1차전 최고 구속 153㎞를 기록했던 니퍼트는 4차전 최고 154㎞의 강속구를 찍었다.
NC는 이날 두산에 0-7로 영봉패를 당하며 시리즈 2승2패로 5차전까지 가는 끝장 승부를 보게 됐다. 5차전은 2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 22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15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 초 1사에서 NC 이호준이 삼진을 당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