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지난 22일 잠실 NC-두산전 6회 2사 만루. 두산 내야수 오재원(30)에게는 데뷔 이래 가장 살 떨린 타석이었다. 사실 포스트시즌 내내 잘 풀리지 않았다. 게다가 팀의 주장이라 부담감은 더 컸다. 하지만 오재원은 4일 전 마산에서 빼앗겼던 웃음을 되찾았다. 벼랑 끝 팀을 구해낸 주장다운 한 방이었다.
두산은 지난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 플레이오프 NC와 4차전서 7-0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동률을 이룬 두산은 오는 24일 마산에서 펼쳐질 최종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린다.
하루 전날 2-16으로 기록적인 대패를 당한 상황이었다. 두산에 ‘다음’은 없었다. 결국 3일 휴식을 취한 더스틴 니퍼트 카드를 꺼냈다. 우려 속에도 니퍼트는 압도적인 구위로 NC 타자들을 제압했다. 지난 1차전 완봉승 때 나온 완벽투를 나흘 뒤 그대로 재현했다.
문제는 NC 선발 투수 에릭 해커가 부진했던 1차전과 달랐다는 것이다. 니퍼트와 똑같이 3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 해커는 5회까지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위기는 있었으나 결정타를 내주지 않았다.
↑ 두산 내야수 오재원이 벼랑 끝에서 팀을 구해낸 결승타를 날렸다. 사진=곽혜미 기자 |
결정적인 찬스는 6회 찾아왔다. 두산은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연이어 얻어내 무사 만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홍성흔이 볼카운트 2B에서 1루수 파울 뜬공으로 허망하게 물러났다. ‘한 점 그 이상’이라는 목표가 ‘제발 한 점만’으로 바뀌었다. 그 순간 주장이 타석에 들어섰다.
사실 오재원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오재원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2할8푼6리(14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득점권 찬스에서 연이어 침묵을 지켜 타순이 8번까지 밀리기도 했다. 벤치 클리어링 사건으로 상대 팬들에게 큰 야유까지도 들었다. 극적인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활짝 웃을 수만은 없었다.
플레이오프 출발도 찜찜했다. 오재원은 7-0 대승을 거둔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차전에서는 활짝 웃으며 끝나는 듯싶었다. 오재원은 0-0으로 맞선 8회 재크 스튜어트에 선제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 2013년 이후 나온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2호 아치였다. 하지만 NC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그 웃음은 1이닝도 채 가지 못해 빼앗겼다.
↑ 두산 내야수 오재원이 한층 부담감을 덜어낸 채로 5차전에 임한다. 사진=곽혜미 기자 |
긴장감에도 배트를 씩씩하게 휘둘렀다. 하지만 두 번의 헛스윙으로 볼카운트는 2B-2S. 오재원은 이어진 5구째 130km 슬라이더를 깎아 쳤다. 타구는 크게 바운드가 되면서 1루로 향했다. 행운이 따랐다. 전진 수비를 하고 있던 1루수 에릭 테임즈의 키를 아슬아슬하게 넘긴 것. 2타점 우전 적시타. 포스트시즌 들어 꽉 막혀 있던 오재원의 가슴이 뻥 뚫린 한 방이었다.
주장의 포효에 두산 타선은 막힌 혈이 뚫렸다. 8회까지 3이닝 연속 득점권 찬스에서 적시타가 나와 스코어는 7-0까지 벌어졌다. 오재원은 8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와 바뀐 투수 임창민에 우전 안타를 뽑았다. 이어진 허경민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기도 했다.
오재원에게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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