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4차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9안타 16득점을 뽑아냈던 NC 타선이 불과 하루만인 22일 잠실 두산과의 PO 4차전에서 5안타 무득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어쩔 수 없이 타격은 상대적이다. 살아있는 볼을 때려내는 야구의 타격은 타자의 페이스만큼 어느 투수와 맞닥뜨렸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 두산 니퍼트는 22일 잠실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빠르고 공격적인 승부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86개의 공 가운데 절반이 넘는 47개가 속구였고, 변화구 중 20개가 130km대 후반을 오르내리던 체인지업이었다. 정면 승부와 적극적인 타이밍 공격으로 줄곧 ‘싸우자’는 명쾌한 메시지를 던졌다.
투수의 최대 목적 중 하나가 타자를 쫓기게 하는 것이라면, 4차전의 니퍼트는 이 미션을 완벽하게 클리어해냈다. 첫째, 인터벌을 극소화한 빠른 투구 템포로 타자들이 ‘궁리’할 새를 주지 않았고 둘째, 압도적인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과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집어넣는 ‘초공격적’인 빠른 승부로 타자의 여유를 허용하지 않았다.
대범한 승부를 선호하면서 경우의 수를 간결하게 하는 포수로 알려진 양의지와의 호흡이 썩 좋아보였다. 쓰고 싶은 결정구에 확신을 갖고 집중하면서 반대쪽 보여주는 공을 적절하게 섞는 양의지의 유연한 코너워크 리드가 뜸직했다.
1차전에서 니퍼트에 완봉승을 내줬던 NC 타선은 이날 7이닝 무득점까지 보태면서 이번 PO에서 니퍼트 단 한명의 투수에게 16이닝 무득점으로 눌리는 당혹스러운 성적표를 쥐고 말았다.
절정의 컨디션으로 거침없는 승부구를 뿌려대는 투수라니 당해내기 힘들 수밖에 없다.
이런 투수를 평상시 나의 템포대로 지켜보고 골라보면서 공략해내긴 어렵다. 초구부터 적극적인 ‘노려치기’를 시도하거나, (테이블세터진의 경우라면) 기습번트처럼 상대의 페이스를 흐트러뜨리는 변칙
플레이오프는 결국 ‘끝장승부’로 갔다. 분명히 아직 보여줄 것이 더 남은 NC 타선에게도, 이제 그들의 진짜 저력을 뽐내기 시작한 두산에게도 24일의 창원 5차전이 후회 없는 ‘마지막 승부’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