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NC 다이노스의 ‘가을잔치’는 플레이오프에서 멈췄다. 그러나 김경문 NC 감독의 뚝심 그리고 그 속의 유연한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었다. 뚝심과 유연함을 동시에 갖추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감독 스스로 인정해야 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
NC는 2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4-6으로 패했다. NC는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코앞에 두고 좌절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김 감독이 모든 면에서 진 것은 아니다.
팀을 이끌어 가는 것에 대한 김 감독의 확실한 스타일은 있었다. 뚝심 속에서의 유연함. 김 감독의 이번 플레이오프 발휘한 리더십이다. 김 감독은 평소 자신이 한 번 정하면 쉽게 바꾸지 않는다.
↑ 김경문 NC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뚝심과 유연함을 동시에 보여줬다. 사진(창운)=옥영화 기자 |
이번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재크 스튜어트는 122구를 던지면서 완투승을 해냈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3차전에서 등판한 손민한은 5이닝 2실점 호투했다. 모두 선수를 믿고 맡긴 김 감독의 뚝심이었다. 특히 손민한은 경기 초반 흔들렸지만 불펜에서 몸을 푸는 선수를 일찍 찾기 힘들었다.
타순에서는 유연함을 발휘했다. 플레이오프 초반 NC 타선이 ‘화두’로 떠올랐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과 다소 다른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김 감독의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방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1~2차전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1승1패를 기록했지만 타선은 조용했다. 2차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욕을 먹더라도 밀어붙여야 한다”면서 타순 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평소 말을 아끼는 김 감독과는 다소 다른 행보.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뒤 2차전을 마친 뒤 “3차전에서는 타순 조정을 고려해보겠다”면서 한 발 양보했다. 뚝심이 깨진 것이 아니다. 뚝심에서 한 발짝 물러났을 뿐
그럼에도 NC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곳곳에서 보여진 김경문의 리더십은 공룡의 가을밤을 더 풍요롭게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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