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정상을 발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끝까지 온 만큼 목표는 하나다. 무조건 우승.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삼성과 두산 선수들은 전의를 불태웠다. 딱 한 걸음만 내딛으면 되니 무엇인들 못할까.
우승을 향한 열망은 강하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2001년이 마지막이다. 그 오래 전 기억을 간직한 선수도 홍성흔뿐이다. 이제 한 번 해보고 싶고 할 때가 됐단다. 네 번의 좌절도 그들을 더욱 똘똘 뭉치게 만든다.
“올 때까지 왔다. 우승을 위해 지금껏 준비했다. 분위기도 좋아 반드시 결실을 맺겠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현수와 유희관의 한국시리즈 출사표다. 둘은 2년 전 다 잡은 우승을 놓친 경험이 있다. 당시 타율 3할3푼3리(김현수)과 평균자책점 3.38(유희관)을 기록했으나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이번엔 다르다고.
우승을 밥 먹듯이 해도 또 먹고 싶은 게 그 달콤함이다. 그리고 한 숟가락이라도 주고 싶지 않다. 우승의 기쁨은 그 순간만 누린다. 하루가 지나면, 또 다른 우승을 위해 새롭게 도전한다. 2011년부터 우승을 놓치지 않는 삼성, 그렇기에 이번에도 하고 싶단다.
↑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차지할 팀은 삼성(오른쪽)일까, 두산(왼쪽)일까. 사진(대구)=옥영화 기자 |
그러면서 저마다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모두가 힘을 모아야 우승이 가능하지만, 그에 앞서 스스로 잘해야 한다는 걸 깨닫고 있다. “나만 잘하면 된다”라고 입을 모을 정도. ‘미칠’ 필요까지도 없다. 딱 기본만 해도 된다고.
저마다 우승의 간절함이 크기 때문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하던대로’ 활약을 펼쳐도 큰 힘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평소처럼 하다 보면 ‘특별한’ 활약까지 이어지는 법이다. 그 의지가 한국시리즈의 승부를 가를 포인트다.
구자욱은 정규시즌 두산전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타율 4할1푼7리(kt전 4할1푼9리 이후 두 번째로 높다) 2홈런 8타점 14득점 12사사구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그 같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두산 투수도 온 힘을 다해 악착 같이 공을 던질 것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신 대 혼신’, 절실함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절실함은 진짜 실력을 발휘하게 만든다. 니퍼트는 누구보다 절실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실망스러웠던 한 해를 아름답게 마무리 짓고 싶어한다. 우승 도전은 재계약 여부와도 연관되어 있다. ‘니느님’으로 재탄생한 니퍼트는 점점 잘 던지고 있다. 10월 공식 경기 평균자책점이 1.04(29이닝 3실점)로 매우 짰는데, 최근 17이닝 연
니퍼트 같이 절실해야 한다. 아니, 니퍼트보다 더 절실해야 한다. 그 합쳐진 절실함의 크기가 더 클수록 우승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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