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두산이 한국시리즈 첫 판을 졌다. 준플레이오프 및 플레이오프와는 다른 전개다. 1승이 아닌 1패로 시리즈를 치르게 됐다.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 1차전의 중요성은 크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한 게 24번으로 75%의 높은 확률이다.
하지만 그 25%의 ‘이변’도 있는 셈이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1차전 연승이 3경기에서 멈췄다. 그러나 3번(2007년, 2008년, 2013년)의 1차전 기선제압이 우승으로 안내하진 않았다. 모두 준우승. 그리고 그 3번만이 두산의 1차전 승리뿐이다.
즉, 두산이 세 차례 우승을 일궜던 1982년, 1995년, 2001년에는 첫 판을 가져가지 않았다. 그 점에서 두산만의 우승 공식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오히려 맞아떨어지고 있을지 모른다.
2007년 이후 8년간 한국시리즈를 돌이켜봐도 두산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건 없다. 1차전 승리팀의 우승이 4회, 1차전 패배팀의 우승이 4회로 같았다. 정확하게 우승 확률은 50%씩. 진짜 한국시리즈는 이제부터다.
↑ 지난 26일 한국시리즈 1차전의 승자는 삼성, 패자는 두산이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시리즈의 성패를 좌우한 건 1차전이 아니라 2차전이었다. 사진(대구)=곽헤미 기자 |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니퍼트-2차전 장원준의 선발 등판이 고정이었다. 그리고 그 재미를 톡톡히 봤다. 니퍼트와 장원준은 포스트시즌에서 29이닝 4실점을 합작, 평균자책점이 1.24로 매우 짰다. 그리고 두산은 그 둘이 등판한 6경기에서 5승 1패로 매우 높은 승률을 자랑했다.
두산이 1패를 했지만 결코 기죽지 않는 이유다. 2,3차전 그리고 5,6차전(혹은 6,7차전)은 두산이 가장 자신있는 카드가 꺼내진다. 그 원투펀치가 지금껏 해왔던대로 한다면, 양상은 180도 달라질 것이다.
삼성과 두산이 마주친 4번의 한국시리즈, 4경기 만에 조기 종료된 건 한 번(2005년) 뿐이다. 최소 6차전까지 간 ‘긴 승부’였다. 삼성이 첫 판을 잡았지만 1승을 했을 뿐이다. 두산은 1패 뒤 반격의 2승을 할 수 있는 카드를 품고 있다.
5연패의 시동을 건 삼성도 그 벽을 깨지 않고선 꿈을 이루기가 불가능하다. 1승 1패 혹은 2승은 전혀 다르다. 1승 1패는 두산에게 매우 괜찮은 성과다. 그러나 삼성에겐 썩 만족하기 어려운 결과물이다.
최근에는 1차전보다 2차전 승리가 더 중요했다. 지난 8번의 한국시리즈에서 2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75%에 이르렀다. 1차전 승리 여부의 50%보다 훨씬 높다.
삼성도 2차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과거 1차전보다 2차전에 승부수를 띄웠던 게 삼성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자신있게 내민 카드가 ‘가을 사나이’ 장원삼이다. 올해 두산전 3승으로 강하기도 했다. 2승으로 기분 좋게 서울로 올라가겠다는 강한 의지다. 하지만 이 장원삼 카드가 깨진다면, 삼성도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
두산은 수비에서 자멸했지만, 적어도 공격은 달랐다. 안타 13개와 4사구 6개로 생산 능력은 삼성(안타 11개-4사구 4개)보다 나았다. “선수들의 타격감이 좋은 게 소득이다.”(김태형 감독) 이현승마저 흔들린 두산이 현재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여기에 니퍼트라는 필승카드까지 더한다.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의 등판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벼랑 끝에 몰렸던 플레이오프 4차전 같이 다시 한 번 구해달라고. 그리고 그 바람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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