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강윤지 기자] 사자들의 방망이는 살아있었다. 매서운 스윙으로 ‘삼성 킬러’ 더스틴 니퍼트(두산)를 역으로 잡겠다는 각오다.
삼성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이하 KS)에 직행했지만 1차전이 늘 걱정이었다. 실전 감각 부족을 드러내며 타자들이 고전한 것. 타격이 살지 않아 2011년 2점, 2012년 3점, 2013년 2점, 2014년 2점만을 뽑아내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방망이가 뜨거웠고 응집력이 있었다. 삼성은 지난 26일 KS 1차전서 두산에 짜릿한 9-8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 징크스’에 떨었던 삼성은 첫 판을 잡고 우승을 향해 앞서 나갔다. 이 기세를 몰아 2차전마저 이긴다면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지난 몇 년 동안 2차전을 시리즈의 분수령으로 꼽아왔다.
↑ 한국시리즈 1차전서 타격이 폭발하며 역전승을 거둔 삼성 라이온즈. 내친김에 최고의 사자 킬러로 군림했던 더스틴 니퍼트에 일격을 가하러 나선다. 사진(대구)=옥영화 기자 |
니퍼트는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플레이오프(이하 PO)를 거치는 동안 3경기에 등판해 2승을 챙겼다. 평균자책점 0.78(23이닝 2자책)로 최고의 에이스다운 경기력을 펼쳤다.
삼성은 그동안 니퍼트에게 당한 기억이 많지만 올해는 나쁘지 않았다. 니퍼트는 올 시즌 삼성전 4경기서 평균자책점 4.34(18⅔이닝 9자책)을 기록했다. 게다가 중심타선이 니퍼트에게 강했다. 3번 야마이코 나바로(타율 0.500)-4번 최형우(0.444)-5번 박석민(0.429) 순으로 니퍼트에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형우가 1차전서 무안타 침묵했지만 나바로와 박석민은 홈런을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삼성이 니퍼트에 지레 겁먹고 들어갈 필요가 없는 이유다.
류중일 감독은 “니퍼트가 강하다고 해도 우리가 2년 전에 이긴 적이 있다”라며 자신했다. 니퍼트는 2년 전 KS 3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KS 6차전에서 무려 6실점(6⅔이닝)을 하며 무너졌다. 그 기세를 타고 삼성은 역전 우승을 일궜다.
게다가 니퍼트는 포스트시즌 3경기를 치르면서 피로도가 쌓인 상태. 지난 10일 준PO 1차전부터 22일 PO 4차전까지 2주가 안 되는 기간 동안 309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큰 경기서 남다른 긴장감을 가지고 많은 공을 던졌기에 삼성은 “지칠 때가 되지 않았나”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박석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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