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김원익 기자] 소극적이고 조급한 모습은 천적을 상대로는 최악의 결과를 냈다. 더스틴 니퍼트를 신중하게 상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소극적인 접근이 됐다. 결국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이후, 조급해지는 양상이 반복됐다. 삼성 라이온즈에게 천적 중의 천적 니퍼트는 높은 산이었다.
사자군단이 또 한 번 천적 앞에 무릎 꿇었다. 삼성은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의 2차전서 상대 선발 더스틴 니퍼트에게 틀어막혀 1-6으로 패했다.
마운드 맞대결서 밀렸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전날 끈질긴 모습을 보여준 타선이 꽁꽁 얼어붙은 것이 더 뼈아팠다.
다시 니퍼트를 공략하지 못했다. 니퍼트를 상대로 7이닝 동안 단 3안타 2볼넷을 얻어내는데 그치며 무실점으로 침묵했다. 박해민의 안타에 이은 도루와 상대 실책, 김상수의 볼넷과 도루에 이은 상대 실책으로 2번 3루를 밟았고 2루타로 1번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지만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이외에는 특별히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 사진(대구)=옥영화 기자 |
하지만 다른 나머지 타자들은 이런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했다. 그보다는 니퍼트의 노림수와 전략에 철저하게 말렸다. 이날 유독 삼성 타자들은 니퍼트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허용한 경우가 많았다.
무려 15회나 초구 스트라이크를 허용했다. 삼성 타선은 일단 초구만큼은 지켜보는 전략을 택했고, 니퍼트는 변화구와 속구를 스트라이크존 꽉 찬 코스에 자유자재로 던지며 마음껏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다. 그리고 유리한 볼카운트서 손쉽게 범타를 유도해냈다. 반면 삼성 타자들은 볼카운트가 몰리기 시작하면서 니퍼트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오히려 조급한 자세로 바뀌면서 변화구에 허무하게 방망이가 따라나갔다.
공격적인 접근도 통하지 않았다. 1,2구 이내에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던 경우도 많았는데 이것이 안타로 연결된 경우는 박해민의 6회 안타 단 1번밖에 없었다. 니퍼트에 대한 노림수도 전혀 통하지 않았던 셈이다. 결국 박해민이 언급했던 불리한 볼카운트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 됐다.
니퍼트는 그야말로 삼성 킬러의 면모를 이어갔다. 올 시즌까지 니퍼트는 삼성전서 통산 14승 2패 평균자책점 2.59로 매우 강했다. 2011년 1승 2.41(2011년)에 이어 4승 1패 2.03(2012년), 3승 1.89(2013년), 5승 2.72(2014년)으로 매년 삼성을 상대로 막강했다. 올해 삼성전서 1승1패 4.34로
동시에 2013년 한국시리즈 6차전서 6⅔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6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던 아픔도 설욕했다.
내심 ‘AGAIN 2013’과 올해 흔들린 니퍼트를 기대했던 삼성은 또 한 번 산을 넘어서지 못하고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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